50년간 280억弗 공사 수주… ‘중동 붐’ 이어가는 K건설 주역

정재영 2023. 10. 25.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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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2단계 확장 공사를 수주한 가운데 아미랄 프로젝트, 네옴-얀부 초고압직류송전선로 등 올해 사우디 신규 프로젝트 규모만 10조원에 달한다.

현대건설은 이후 항만, 담수시설, 고속도로, 내무성 청사 등 수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사우디의 주요 인프라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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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사우디 진출 반세기
20세기 최대 역사 ‘주베일 산업항’
정주영 회장 성공하며 인정 받아
항만·고속도 등 각종 인프라 구축
지구 반바퀴 길이 송전선로 놓아
국내 전체 수주액 17% 차지 1위
올 신규 프로젝트도 10조원 달해

현대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2단계 확장 공사를 수주한 가운데 아미랄 프로젝트, 네옴-얀부 초고압직류송전선로 등 올해 사우디 신규 프로젝트 규모만 10조원에 달한다. 사우디 진출 반세기 만에 중동 붐을 이어가는 K건설의 주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는 1973년 고속도로 건설공사 이후 50년간 국내 건설사의 전통 수주 텃밭으로 불리며 K건설의 영향력이 가장 큰 국가로 꼽혔다. 국내 건설사가 사우디에서 수행한 건설공사는 총 1600억달러가 넘는데, 역대 해외수주(9540억달러)의 17%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K건설의 대표기업으로서 사우디에서만 총 170여건, 280억달러 규모의 공사를 안정적으로 수행해 왔다. 사우디 건설시장의 약 18%에 해당하는 수주 누계 실적을 통해 사우디 진출 국내 기업 약 300여개 가운데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현대건설은 창업주 정주영 회장 시절인 1975년 해군기지 해상공사(2억달러)로 사우디 건설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이듬해인 1976년 ‘20세기 최대의 역사’라 불리는 주베일 산업항을 건설하며 1970년대 중동건설 붐을 절정으로 이끌었다. 9억6000만달러에 달하는 계약 총액은 당시 국가 예산의 25%에 달한다. 현대건설은 이 공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사우디 정부는 물론 중동 지역에서 기술력과 역량을 인정받아 본격적인 해외진출의 기틀을 마련했다. 아울러 세계 최대 에너지 기업이자 사우디 국영 석유·천연가스 회사인 아람코가 주베일 지역에 석유화학 산업단지를 건설하는 데 핵심 항구 역할을 했다.

현대건설은 이후 항만, 담수시설, 고속도로, 내무성 청사 등 수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사우디의 주요 인프라를 구축했다. 사우디 전력청 신뢰를 통해 광활한 사우디 사막에서 약 70개의 송·변전 프로젝트를 담당했는데, 사우디 내 송전선로 길이는 지구의 반을 두를 수 있는 2만㎞에 달한다.

현대건설과 아람코의 오랜 신뢰는 사우디의 정유·석유화학·가스 분야 산업 발전에 굵직한 족적을 남기는 기반이 됐다는 평가다. 1979년 얀부 천연액화공장 해상 정박장 공사를 시작으로 쿠라이스 가스처리시설(8억달러, 2009년 준공), 카란 가스처리시설(14억달러, 2012년 준공), 우쓰마니아 에탄회수처리시설(8억달러, 2019년 준공) 등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현재 마잔 오일처리시설 및 가스처리공장 부대시설공사(28억달러, 2024년 준공 예정), 자푸라 유틸리티 및 부대시설 공사(16억달러, 2025년 준공 예정) 등을 수행하며 상호 협력관계를 견고히 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7월 아람코의 중장기 성장 프로젝트 나맷 프로그램을 통해 아람코의 건설 설계·조달·시공(EPC) 부문 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정식 계약을 체결하고 메가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여기에 정상 외교와 국토부를 중심으로 한 ‘원팀코리아’ 지원이 가세해 수주 낭보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수주한 아미랄 프로젝트는 사우디 진출 이래 사상 최대인 50억달러 규모다. 사우디 정부가 탈석유, 첨단기술, 친환경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야심차게 진행 중인 ‘Vision 2030’ 핵심 프로젝트인 ‘네옴시티’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이번 한·사우디 경제외교를 통해 첨단 신사업 참여 기회와 네옴시티의 추가 수주 등이 기대됨에 따라 사우디 주요 발주처와의 신뢰에 기반한 전략적 협력을 보다 공고히 다져 양국의 공동 번영을 위한 K건설의 중동 붐을 ‘포스트 오일’ 시대까지 이어갈 방침이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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