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M] 남학생 사이 성추행은 장난?…솜방망이 처벌에 두 번 우는 피해자

【 앵커멘트 】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에서 남학생이 다른 남학생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학폭위가 열리면서 이런 의혹이 상당 부분 확인됐지만, 두 학생은 아직도 같은 학교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합니다. 분리조치조차 이뤄지지 않아 피해 학생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데, 어찌 된 일일까요? 제보M 이재호 기자입니다.

【 기자 】 '가해자 학생의 성기가 제 몸에 닿도록 하는 행위를 지속적으로 많이 했습니다.'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한 남자 고교생이 학폭위에서 진술한 내용입니다.

같은 학년 남학생이 교내와 기숙사 등에서 수차례 신체 특정 부위를 만지는 등 추행해 담임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 인터뷰 : 피해 학생 학부모 - "자기가 자고 있을 때 아이 침대로 넘어와서 뒤에서 끌어안거나 성기를 자기 몸에 대었다고 이야기를 했고…."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친구 사이였지만, 이런 행위가 반복되자 거리를 두게 되었고 수차례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피해 학생 학부모 - "싫으니까 하지 말라고 여러 번 밀치기도 했는데 그거를 받아들이지 않고…. 본인은 장난이라고 이렇게 이야기를…."

결국, 학폭위가 열렸고 위원들은 피해 학생이 신체적, 정신적 상처를 받았다고 인정하면서도 장난으로 이뤄진 행위로 보인다는 이유 등으로 비교적 가벼운 조치를 내렸습니다.

전학 등 분리조치를 기대했던 피해 학생은 학폭위 결정 이후 정신과 진료를 받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피해 학생 부모 - "학폭위 결과 이후 3일 내내 울고 기어다니고 자기가 스스로 자퇴를 하겠다고…. 자기는 학교에 다닐 수가 없다고…."

주민들에게 엄벌탄원서까지 받으며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가해 학생 측과의 갈등은 더 커졌습니다.

이에 대해 가해 학생 부모는 자신의 아들이 저지른 잘못에 비해 지나치게 큰 비난을 받고 있다고 하소연했습니다.

▶ 인터뷰 : 가해 학생 학부모 - "오랜 시간 동안 진심으로 사과했었습니다. 전학, 자퇴 다 수용하려고 했습니다. 다만, 절차상 시기 특정을 못 했었습니다. 현재는 전학을 가게 되면 본인의 잘못보다 더 큰 오명과 불명예를 감수할 상황이라서 고민이 깊습니다."

피해 부모는 학폭위 재심을 신청하는 한편 경찰에 고소해 법적 다툼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재호입니다.

영상취재 : 박준영 기자 영상편집 : 송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