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제천서 다리 잘린 채 죽은 새끼 고양이들…동물단체 "진상 밝혀라"

"지난 16일부터 기계 예초 작업" 증언
서대문구청 "CCTV 등서 확인 안돼"

고양이 사체 [서동행 인터넷 카페 캡처]

서울 서대문구 홍제천 인근에서 다리가 잘린 채 죽은 새끼 길고양이 여러 마리가 발견돼 동물단체가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25일 사단법인 '서로같이 동물동행본부(서동행)'에 따르면 지난 18일 서대문구 남가좌동 사천교 주변에서 한 시민이 새끼 고양이 4마리의 사체를 발견해 단체에 신고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발견된 새끼 고양이 사체중 3마리는 다리가 잘려 있었다.

서동행은 "발견된 새끼 고양이 중 한 마리는 숨이 붙어있었으나 역시 다리를 다친 채였다"며 "발견한 시민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진 뒤 결국 죽었다"고 전했다.

서대문구청도 당일 새끼 고양이 관련 민원을 접수했다고 25일 밝혔다.

서동행은 "구청의 예초 작업 중에 고양이들이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현장 조사 결과 지난 16일부터 이곳에서 작업자 6∼7명이 손이나 기계로 예초 작업을 했다는 관계자의 증언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보자의 신고에도 구청 등이 신속하게 조처하지 않고 책임을 회피했다고 서동행은 비판했다.

서동행 관계자는 "구청 담당자가 지난 20일 이번 주 사천교에서 예초작업이 없었다고 답변했다"며 "오히려 제보자에게 '예초작업 중 고양이들이 죽었다는 피해 사실을 입증하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군·구청은 동물학대 방지에 대한 법적 의무가 있다. 만약 동물 학대자의 소행이라면 지자체가 신고를 받고도 늑장 대응해 고양이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책임이 있다"며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현재 서대문구청 홈페이지에도 사건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글이 30여건 올라와 있다.

구청 관계자는 "현장 조사를 통해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며 "당시 사천교 부근 예초 작업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예초 작업을 한 업체 작업자 등에게 문의했을 때는 문제가 없었다고 했고, CCTV 영상을 확인했을 때도 고양이가 다치거나 하는 장면이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예초작업이 없었다는 답을 들었다는 단체의 주장에 대해선 "하천을 관리하는 부서가 아닌 다른 부서로 (제보자의) 연락이 왔고 소통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준기자 illust76@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