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의 극치"… 이스라엘 노골적으로 비판한 말레이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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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가 팔레스타인 지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규탄했다.
이슬람교가 국교인 말레이시아는 개전 후 줄곧 이스라엘을 비난하고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입장을 피력해 왔다.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편에 선 반면, 미국의 동맹인 필리핀이나 이스라엘과 군사적으로 밀접한 싱가포르는 공개적으로 이스라엘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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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가 팔레스타인 지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규탄했다. 이달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내에선 양측 전쟁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데, 아세안 회원국 정상이 노골적이고 강한 어조로 어느 한쪽을 공개 비난하고 나선 건 처음이다.
25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안와르 총리는 전날 오후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한 경기장에서 열린 친(親)팔레스타인 집회에 참석해 “사람들을 학살하고, 아이들을 죽이고, 병원과 학교를 파괴하는 것은 정신 나간 짓”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야만의 극치”라고도 말했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을 원색적 표현으로 비난한 것이다.
안와르 총리는 이어 “미국과 유럽의 지원을 받는 이스라엘의 오만 때문에 상황이 점점 더 잔혹해지고 있다”며 서방의 압박에도 팔레스타인 지지를 철회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에는 1만6,000여 명의 팔레스타인 지지자가 모였다.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 발발 이후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관련 집회 중 최대 규모다.
이슬람교가 국교인 말레이시아는 개전 후 줄곧 이스라엘을 비난하고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입장을 피력해 왔다. 안와르 총리도 각종 회의 자리에서 “말레이시아는 하마스와 정책적 관계를 맺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혀 왔다. 사실상 하마스를 옹호해 준 셈이다.
그러나 이날 이스라엘을 겨냥해 ‘야만의 극치’라거나 ‘상황을 미친 수준으로 만든다’고 하는 등 이전보다 강도 높은 표현을 쏟아낸 점은 이례적인 탓에 눈길을 끌었다. 안와르 총리 발언이 끝날 때마다 지지자들이 함성을 지르며 동조했다고 싱가포르 스트레이트타임스는 전했다.
아세안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 사실상 통일된 입장이 없는 상태다.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편에 선 반면, 미국의 동맹인 필리핀이나 이스라엘과 군사적으로 밀접한 싱가포르는 공개적으로 이스라엘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각국 정상들은 공개 석상에선 다소 정제된 언어를 사용해 왔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필리핀은 이스라엘 편에 서 있다”는 식으로만 말했고,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도 “양측이 국제법을 준수하고 갈등 확산 상황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원론적 수준의 발언만 하는 데 그쳤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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