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납치 살해’ 주범 무기징역 선고…유족 강력 반발

[앵커]

지난 3월,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여성을 납치한 후 살해한 '강남 납치 살해' 사건 주범 2명에 대해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범행 배후로 지목된 부부에 대해서는 살인 혐의를 무죄로 판단해 징역 8년과 6년을 각각 선고했습니다.

피해자 유족들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이호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른바 '강남 납치 살해' 주범 중 2명이 1심 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은 오늘(25일) 강도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경우와 황대한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한 공범 연지호에게는 징역 25년이 선고됐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느꼈을 공포와 고통은 가늠하기 어렵다"면서 "이경우와 황대한은 범행 제안 책임을 떠넘기는 등 잘못을 뉘우치는지 의문이다"라고 질타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사형을 선고해 생명을 박탈하는 것을 정당화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범행 배후로 지목된 유상원·황은희 부부는 징역 8년과 징역 6년이 각각 선고됐습니다.

재판부는 유상원·황은희 부부에 대해 "살인까지 공모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면서 강도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검찰은 지난 16일 재판에서 이경우와 황대한, 유상원, 황은희에게 사형을, 연지호에겐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선고가 진행되는 40여 분 간 방청석에선 눈물과 탄식이 터져 나왔고, 선고가 끝난 뒤엔 욕설을 하는 방청객도 있었습니다.

유족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피해자 남동생/음성변조 : "그 돈도 그렇게 큰 돈도 아니고 돈 7천만 원 가지고 사람을 죽였는데 (징역) 6년·8년 산다? 시킨 사람이 더 나쁘지 않을까요? 가족들이 받았던 고통이 얼마나 크고 괴롭고…"]

이경우, 황대한, 연지호는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피해자를 납치해 살해하고, 대전의 한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습니다.

가상화폐 투자로 피해자와 갈등을 빚었던 유상원·황은희 부부는 이경우의 제안을 받아 강도 살해 범행을 모의하고 7천만 원을 건넨 혐의를 받습니다.

유족들은 선고 직후 검사에게 항소를 요청했습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촬영기자:조세준/영상편집:이태희/그래픽:박미주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호준 기자 (hojoon.lee@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