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납치살인' 이경우·황대한 무기징역…지시 혐의 부부는 8년·6년 그쳐

우종환 2023. 10. 25.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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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한복판에서 40대 여성을 납치한 뒤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강남납치살인' 주범들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승정 부장판사)는 강도살인과 사체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이경우와 황대한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또 황대한과 함께 실제 납치와 살해, 사체유기를 실행한 혐의를 받는 연지호에게는 징역 25년을 선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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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우·황대한·연지호 (사진=연합뉴스)


강남 한복판에서 40대 여성을 납치한 뒤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강남납치살인' 주범들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승정 부장판사)는 강도살인과 사체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이경우와 황대한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또 황대한과 함께 실제 납치와 살해, 사체유기를 실행한 혐의를 받는 연지호에게는 징역 25년을 선고했습니다.

황 씨와 연 씨는 앞서 지난 3월 29일 저녁 11시 50분쯤 서울 역삼동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피해자 A 씨를 납치해 차에 태웠고 이후 A 씨를 살해한 뒤 대전 대청탬 인근에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 씨는 사전에 A 씨로부터 가상화폐를 빼앗을 목적으로 살해를 계획한 뒤 살해에 필요한 마약류를 간호조무사인 아내로부터 구해 황 씨와 연씨에게 제공했습니다.

연 씨는 모든 혐의를 자백했지만 이 씨는 "황 씨가 살해까지 할 줄은 몰랐다", 황 씨는 "협박만 하려고 했지 죽일 생각은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씨가 오래 전부터 A 씨를 살해하기 위해 중국인을 섭외하려고 한 점, 황 씨와 연 씨가 협박과 상관없이 대청댐 인근에서 구덩이부터 판 점 등을 고려하면 모두 살해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급작스럽게 납치되고 대전 야산까지 가 죽을 때까지 피해자가 겪은 고통은 가늠도 할 수 없다", "피해자의 초등학생 아이는 현재 엄마가 코로나19로 숨진 줄 알고 있는데 훗날 사실을 알았을 때 느낄 충격도 상상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검찰이 사형을 구형한 데 대해서는 "생명 자체를 박탈하는 궁극의 형벌인 사형을 선고할 정도의 극히 예외적이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유상원·황은희 (사진=연합뉴스)


한편, A 씨와 가상화폐 문제로 원한을 가졌고 이후 이 씨와 살인을 공모한 혐의로 기소된 유상원·황은희 부부에게는 각각 징역 8년과 6년 만 선고됐습니다.

재판부는 "유 씨와 황 씨가 A 씨의 가상화폐를 빼앗기 위한 강도 범행을 공모한 건 인정되지만 나아가 살인까지 공모했다고 볼 증거는 없다"며 강도살인 혐의를 무죄로 보고 강도 혐의만 인정했습니다.

선고 결과를 보기 위해 법정을 찾은 피해자 유족들은 선고가 진행되는 내내 오열했고, 유 씨 부부의 살인 혐의가 인정되지 않은 결과가 나오자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습니다.

한 피해자 유족은 선고 뒤 기자들과 만나 "죽인 사람보다 시킨 사람이 더 나쁘다"며 "돈만 있으면 마음에 안 드는 사람 죽여달라 하고 6년, 8년만 징역 살면 끝나는 것이냐"고 말했습니다.

피해자 유족 측은 "검사에게 항소해달라고 했고 검사 측도 여러 증거가 있다며 항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라고 전했습니다.

[우종환 기자 woo.jonghwan@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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