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K] ‘폐기물 시설 증설 논란’…“시설 투시도 보고 경악”
[KBS 제주] [앵커]
탐사K는 금악리 폐기물 시설 증설을 위한 업체의 환경성조사서에 수질과 토양 오염 등의 내용이 담기지 않은 문제점과 함께, 현장 한 번 가보지 않고 허가해준 제주시의 검토 과정을 보도해드렸는데요.
해당 업체 입지에 대한 우려는 제주시 허가 이후 열린 제주도 경관심의위원회에서도 제기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강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하수슬러지 등 하루 건조량을 300톤까지 3배 늘리고 폐플라스틱 등을 소각하기 위한 35미터 굴뚝까지.
지난해 1월 제주시가 현장 한 번 가보지 않고 금악리 이시돌목장 인근 폐기물 처리업체에 허가한 증설 규모입니다.
지난해 9월 이 업체의 35미터 높이의 굴뚝 설치와 관련해 제주도 경관심의위원회가 열렸습니다.
당시 10명의 위원이 참석한 회의록입니다.
업체 대표가 하수와 가축분뇨 슬러지 증가로 처리용량 확대가 필요하다는 설명이 끝나자마자 뜻밖의 발언이 나옵니다.
한 위원이 "시설 투시도를 보고 경악했다"며 심의 대상인 굴뚝이 아닌, 업체의 입지 자체에 문제를 제기합니다.
"금오름에만 하루 2천 명이 오르고 등록문화재인 성이시돌의 건축물 테쉬폰 등을 보러 차량 수천 대가 오가는 곳과는 맞지 않다는"겁니다.
그러면서 "정물오름과 당오름에서 해당 업체가 너무 잘 보여 도면을 보면서도 어떻게 할지 속된 말로 멘붕이 왔다"고 표현하며 대책을 주문합니다.
해당 업체의 자료 부실과 소각시설 등이 필요한지도 쟁점이 됐습니다.
한 위원은 업체에서 준비한 자료에 하루 슬러지 처리 가능량을 100톤이라고 해 놓고 실제 처리는 절반인 51톤만 하고 있다고 명시됐다며 왜 증설하는 것이냐고 지적합니다.
업체 측은 잘못된 자료라며 사과하고, 해당 위원은 증설 필요성 보다 제대로 된 자료 준비가 먼저라고 지적합니다.
또 다른 위원은 하수슬러지 처리 시설의 경우 장기적으로는 제주도에서 운영해야 한다며 현재 상황의 안타까움도 나타냈습니다.
그러면서 당장 경관 훼손 최소화를 위해서라도 시설 주변 전체에 나무를 둘러 심을 것을 주문하고, 업체 측은 이시돌 측 토지가 포함됐다며 협의해 보겠다고 답합니다.
탐사K와 연락이 닿은 당시 위원장 등 심의위원들은 굴뚝에 대한 논의를 넘어 입지 자체와 공공운영 방안 등에 대해 우려가 컸다고 말했습니다.
이미 제주시가 허가한 상황에 마땅한 대책도 없어 의견을 모으는 것도 어려웠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결국, 심의위는 시설이 보이지 않도록 업체 대지 주변 전체에 나무를 둘러 심고, 시설의 색상 재검토 등을 조건으로 통과시켰습니다.
그런데 한 달 뒤 업체에서 제출한 조치계획서에는 심의위가 요구한 내용들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돌려 보내졌고, 다시 한 달 뒤 보완된 조치계획서가 제출돼 가까스로 통과됐습니다.
탐사K는 제주도에 당시 조치계획서를 요청했지만 민간업체와 관련된 사항이라며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촬영기자:강재윤/그래픽:고준용
강인희 기자 (inh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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