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카타르 정상회담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

유설희 기자 2023. 10. 25.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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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도하의 카타르 왕궁인 ‘아미리 디완’에서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과 한·카타르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카타르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타밈 빈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과 정상회담을 하고 한국·카타르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했다.

1박2일 일정으로 카타르를 방문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카타르 수도 도하의 아미리 디완 궁에서 타밈 국왕과 정상회담을 했다. 이번 회담은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개최된 한·카타르 정상회담으로, 내년 양국 간 수교 50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열렸다.

이번 회담에서 정상들은 양국 관계를 기존의 ‘포괄적 동반자 관계’에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국방, 안보, 투자, 중소기업, 농업 등 다양한 관계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타밈 국왕과 안정적 액화천연가스(LNG) 공급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한국은 LNG 전체 수입의 21%를 카타르에서 도입하고 있다. 양국 정상은 LNG 분야의 협력을 LNG 운반선 건조, 선박 운영, 유지 보수 등 전후방 산업 전체로 확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이날 현지 브리핑에서 “우리의 에너지 안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카타르와의 LNG 협력을 LNG 관련 전후방 산업 전반으로 확대함으로써 단순한 에너지 공급국-수입국 관계를 넘어 호혜적인 협력 관계로 업그레이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회담을 계기로 HD현대중공업과 국영기업 카타르에너지 간 약 39억달러(약 5조원) 규모의 LNG 운반선 17척 건조 계약이 체결됐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이날 현지 브리핑에서 “단일 계약으로 국내 조선업계 사상 최대 규모”라며 “올해 세계 LNG 운반선 수주에서 우리 기업의 점유율도 기존 74%에서 81%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도 카타르 측과 선박 약 30척의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며, 조만간 추가 성과가 기대된다고 최 수석은 설명했다.

이번 회담에서 양 정상은 ‘방산 군수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국방, 방산 분야의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김 차장은 “최근 카타르는 세계적으로 주요 방산 수입국 중 하나로 부상 중”이라며 “이번에 체결된 방산 협력 MOU를 통해 방산 정보 교환과 공동위원회 설립에 합의한 만큼 이번 국빈 방문은 방산 분야에서의 양국 간 협력 잠재력을 구체적인 성과로 실현해 나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 정상은 또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무력 분쟁 등 중동 지역 안보 정세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 김 차장은 “윤 대통령은 역내 중재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카타르가 관련 당사자들과의 소통을 통해 역내 긴장 완화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으며, 그 과정에서 한국도 필요한 역할과 기여를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양국은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 차장은 “윤 대통령은 북한의 불법적인 핵ㆍ미사일 개발에 대해 국제사회의 단호한 대응에 카타르가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며 “타밈 국왕은 우리의 한반도 정책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정상회담에 앞서 아미리 디완 궁에서는 공식 환영식이 열렸다. 윤 대통령이 탄 차량이 궁으로 들어서자 기마부대와 낙타부대가 호위했다. 정상회담 직후 열린 MOU 서명식에서는 양국 정상 임석 하에 스마트팜 협력, 건설·건축 분야 첨단기술 협력, 국가 공간정보 협력, 중소벤처 분야 협력, 무역투자촉진 프레임워크 등 총 5건의 MOU가 체결됐다. 양국 정상은 이후 국빈 오찬을 갖고 다양한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카타르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도하의 카타르 왕궁인 ‘아미리 디완’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과 함께 의장대 사열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도하 |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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