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못 막는다! PL 9라운드 이주의 팀 선정→벌써 시즌 세 번째
[포포투=가동민]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PL) 9라운드 이주의 팀에 뽑혔다.
토트넘 훗스퍼는 24일 오전 4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9라운드에서 풀럼에 2-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경기 초반부터 토트넘이 몰아붙였다. 전반 2분 제임스 메디슨이 침투 패스를 넣었고 손흥민이 해결했지만 베른트 레노 골키퍼에 막혔다. 전반 7분 프리킥 상황에서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머리로 떨궈졌고 미키 반 더 벤이 슈팅했지만 골대를 넘어갔다. 풀럼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전반 11분 코너킥 상황에서 주앙 팔리냐의 헤더를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몸을 날려 막아냈다.
토트넘이 앞서나갔다. 주인공은 이번에도 손흥민이었다. 전반 35분 토트넘이 강도 높은 압박을 시도했고 반 더 벤이 풀럼의 패스를 잘라냈다. 흘러나온 공을 히샬리송이 손흥민에게 건네줬다. 손흥민은 수비를 속이고 우측 상단 구석으로 꽂아넣었다. 토트넘이 풀럼을 위협했지만 전반은 1-0으로 종료됐다.
후반도 토트넘의 흐름이었다. 후반 9분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가 상대의 패스를 끊어내고 손흥민에게 연결했다.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메디슨이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데스티니 우도기, 손흥민, 메디슨 등을 빼면서 주전 선수들의 체력 안배에 나섰다. 주축 선수들이 빠진 토트넘은 흔들렸지만 비카리오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다. 경기는 토트넘의 2-0 승리로 끝났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손흥민은 1골 1도움을 포함해 기회 창출 4회, 볼 터치 37회, 공격 지역 패스 2회, 드리블 성공률 75%(4회 중 3회 성공) 등을 기록했다. 평점은 8.7점을 받았다. 가장 높은 점수였다.
손흥민에 대한 극찬이 쏟아졌다. 영국 매체 ‘이브닝 스탠다드’는 “손흥민의 골은 손흥민의 화려한 트레이드 마크였다. 그는 메디슨을 위해 두 번째 골을 돕는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 경기 초반 2분 만에 골을 넣을 수 있었지만 레노에게 막혔다”라고 전했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은 "손흥민은 경기 초반에 골을 넣지 못했다. 하지만 히샬리송의 패스를 받아 훌륭한 마무리로 토트넘에 리드를 안겨줬다. 팀원들과 좋은 호흡이었다"라고 이야기하며 평점 8점을 줬다.
손흥민은 풀럼전 활약을 인정받아 PL 9라운드 이주의 팀에 선정됐다. 손흥민 외에 올리 왓킨스, 크리스 우드, 모하메드 살라, 더글라스 루이스, 제이콥 머피, 애즈리 콘사, 존 스톤스, 키어런 트리피어, 닉 포프가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은 톱이 아닌 왼쪽 미드필더에 위치했다. PL은 "손흥민은 이번 시즌 주장으로서 그의 역할을 즐기고 있다. 그는 이미 리그에서 7골을 넣었다"라며 손흥민의 선정 이유를 밝혔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스포츠 탈장으로 고생했다. 이전만큼 폭발력이 나오지 않았다. 손흥민은 시즌 초반 벤치에서 시작하기도 했다. 게다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안와골절이라는 큰 부상을 입어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 나섰다. 2022 카타르 월드컵까지 겹치면서 체력적으로도 피로도가 쌓였다. 그럼에도 리그에서 10골 6도움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탈장으로 힘들었던 기억을 고백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매 경기가 아팠다. 그중에서도 마지막 경기가 너무 아팠다. 리즈 유나이티드와 리그 최종전은 정말 포기하고 싶었다. 말 그대로 매 순간마다 고통스러웠다"라고 밝혔다.
이번 여름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다. 손흥민은 프리 시즌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손흥민은 프리시즌 기간에 "이번 시즌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쏘니가 여전히 그곳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라며 각오를 밝혔다.
손흥민은 시즌을 앞두고 토트넘의 주장이 됐다. 기존 주장단이었던 위고 요리스, 에릭 다이어가 엔제 포스테코글루 체제에서 전력 외로 분류됐고,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나면서 자연스럽게 손흥민이 주장 완장을 차게 됐다.
토트넘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이 우리 팀의 주장으로 임명됐다. 손흥민은 요리스로부터 주장 완장을 물려 받았다. 메디슨과 크리스티안 로메로는 새로운 부주장이 됐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주장이기도 한 손흥민은 이제 토트넘 입단 후 9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개막전에서 손흥민은 기대 이하의 활약을 펼쳤다. 왼쪽 윙어로 나와 두 번 위협적인 슈팅을 보여주긴 했지만 골로 이어지지 않았다. 게다가 손흥민은 토트넘의 페널티 박스에서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내줬다. 다행히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에메르송 로얄의 골로 브렌트포드와 2-2로 비겼다.
이번 시즌은 손흥민의 역할이 이전과 다른 모습이었다. 그동안 손흥민은 토트넘의 주득점원이었다. 뒷공간 침투를 통해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만들어 골망을 흔들거나 페널티 박스 밖에서 날카로운 슈팅으로 골을 넣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초반엔 도우미 역할에 가까웠다. 직접 슈팅하기보다는 동료에게 기회를 만들어줬다.
토트넘은 케인의 빈자리가 컸다. 케인은 토트넘 유스에서 성장했다. 프로 데뷔 초반엔 임대를 전전하며 경험을 쌓았고 토트넘에 돌아와 간판 공격수로 성장했다. 케인은 PL 득점왕 3회, PL 도움왕 1회 등을 수상하며 최고의 기량을 뽐냈다. 지난 시즌에도 토트넘이 기록한 70골 중에 30골을 케인이 넣었다. 케인은 토트넘 공격 그 자체였다.
이번 여름 케인이 뮌헨으로 이적했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히샬리송을 케인의 대체자로 생각했다. 하지만 히샬리송은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다. 공격 진영에서 볼 간수도 안 되고 결정력도 떨어졌다.
답답한 상황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을 원톱으로 올리는 전략을 사용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손흥민 원톱 선택은 성공적이었다. 손흥민은 최전방에 올라가면서 득점력이 살아났다. 손흥민은 번리와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이후 계속해서 손톱(손흥민+원톱)을 선택했다. 손흥민은 셰필드전에선 침묵했지만 아스널과 북런던 더비에서 날아올랐다. 부카요 사카의 슈팅이 로메로에 맞으면서 토트넘이 선제골을 허용했다. 손흥민이 메디슨의 패스를 받아 골망을 가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이후 토트넘은 페널티킥을 내주며 다시 끌려갔다. 하지만 손흥민이 곧바로 균형을 맞추면서 결국 2-2로 비겼다.
손흥민의 활약 속에 토트넘은 시즌 초반 좋은 흐름을 유지했다. 6경기에서 4승 2무를 기록하며 맨체스터 시티에 이어 4위에 위치했다. 토트넘은 중요한 길목에서 리버풀을 만났다. 토트넘과 리버풀 모두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었다. 맞대결 결과로 리그 첫 패배를 맛볼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 히샬리송, 데얀 클루셉스키 조합의 공격을 구성했다. 히샬리송이 선발로 나오면서 손흥민이 왼쪽 윙어로 나설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변칙 전술이었다. 손흥민을 원톱에 두고 히샬리송을 왼쪽에 세웠다. 이번에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선택이 적중했다.
커티스 존스가 위험한 파울로 퇴장 당하면서 토트넘이 수적 우세가 됐다. 유리한 상황에서 선제골까지 터트렸다.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메디슨이 수비 사이로 패스를 넣어줬고 히샬리송이 페널티 박스 좌측에서 손흥민에게 건네줬다. 손흥민이 발을 갖다 대며 팀의 첫 골을 뽑아냈다. 전반 종료 직전 코디 각포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1-1이 됐다.
후반에 디오구 조타까지 경고 누적으로 그라운드를 떠나면서 리버풀은 버티기 작전에 들어갔다. 토트넘이 계속해서 리버풀의 골문을 두드렸지만 열리지 않았다. 승부는 후반 추가시간 갈렸다. 페드로 포로가 우측에서 올린 강한 땅볼 크로스가 요엘 마티프의 발에 맞고 자책골로 연결됐다. 리버풀에 승리하면서 토트넘은 무패를 이어가게 됐다.
루턴전에도 톱으로 나왔지만 침묵했다. 전반 종료 직전 이브 비수마가 경고 누적 퇴장을 당하면서 수적 열세에 놓였다. 토트넘이 맹공을 퍼부었지만 루턴의 수비를 쉽사리 뚫지 못했다. 반 더 벤이 해결사로 나섰다. 코너킥 상황에서 클루셉스키가 짧게 처리했고 메디슨이 우측면을 허물고 패스를 건넸다. 메디슨의 패스를 받은 반 버 벤이 골망을 흔들면서 1-0으로 승리했다.
토트넘은 좋은 흐름을 유지한 채 10월 A매치에 들어갔다. 손흥민은 튀니지전에선 결장했지만 베트남전엔 풀타임을 소화헀다. 손흥민의 요청이었다. 손흥민은 한국 팬들 앞에서 경기를 치르지 않고 영국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고 밝혔다. 10월 A매치 이후 좋은 컨디션을 유지한 손흥민은 풀럼전에서 1골 1도움을 적립하며 득점 공동 2위에 올랐다.
한편, 토트넘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토트넘은 시즌 초반 무패를 달리며 승점 23점으로 단독 선두까지 올랐다. 9라운드 만에 승점 23점을 쌓았다. 역대급 페이스다. 지난 시즌 유럽대항전에 진출하지 못했고, 이번 시즌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에서도 일찌감치 탈락하면서 리그에 집중하게 됐다. 컵 대회 탈락이 오히려 리그에 좋은 영향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가동민 기자 syg10015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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