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참사’ 백서 만든다더니…‘참사 흔적 지우기’ 논란
[KBS 청주] [앵커]
7·15 교훈 백서, 무엇을 뜻하는 걸까요.
충청북도가 오송 참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만들겠다는 백서입니다.
오로지 날짜로만 이뤄진 백서에, 또다시 참사 흔적 지우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보도에 이유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오송 지하차도 참사 당시 상황과 재난안전 대응 매뉴얼 등을 백서로 남기겠다.'
충청북도가 참사 재발 방지를 위해 내놓은 후속 대책입니다.
그리고선 지난 8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이를 '7·15 교훈 백서'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나 사고 발생 날짜만 적힌 탓에, 참사 관련 자료라는 점을 쉽게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7·15가 뭔지 아세요?) 아니요, 못 들어봤어요. (오송 참사는 아세요?) 네. 지하차도에서 버스 잠긴 거."]
참사 흔적 지우기 논란이 제기된 이유입니다.
이번이 처음도 아닙니다.
희생자 분향소 설치 장소와 운영 기간을 두고 오송 참사 대책위원회와 충청북도는 내내 불협화음을 냈습니다.
잊히지 않으려면 작게나마 분향소가 계속 있어야 한다는 유가족의 호소에도, 분향소는 49재 날 기습 철거됐습니다.
대책위는 '현장에 갔어도 바뀔 건 없었다'는 참사 직후 김영환 지사의 말과 국정감사장에서조차 잘못을 명확하게 답하지 않았던 김 지사의 태도까지 문제 삼으며 충청북도가 참사 지우기에만 급급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오송 참사 생존자협의회 대표 : "누구 생일입니까 이게? 지역과 일어난 사고에 대해서 명명백백하게 의미가 전달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충청북도는 백서 명칭은 가칭 수준으로 내부에서만 부르고 있다며 제작 전에 내·외부 의견을 들어 신중하게 정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백서의 의미가 무색하게도 참사 이후 남은 이들에게는 또 한 번 생채기가 났습니다.
KBS 뉴스 이유진입니다.
촬영기자:최승원/그래픽:김선영
이유진 기자 (reasontr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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