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1년 전과 지금 달라진 것은

최현진 기자 2023. 10. 25.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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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용산 이태원에서 발생한 대참사 때문에 올해는 핼러윈 축제를 즐기는 인파가 크게 줄 것으로 보입니다.

참사 발생 1주기가 다가오자 정부는 '국가안전시스템 개편 종합대책'을 내놓았습니다.

1년 전 그 참사를 겪어도 배운 게 없다면, 달라진 게 없다면 참사는 다시 우리를 찾아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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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아침에 출근할 때면 제법 쌀쌀함을 느낍니다. 가을이 되면 각종 축제가 열립니다. 부산에서도 다음 달 4일 불꽃축제가 열립니다. 100만 명 이상이 운집하는 대규모 행사입니다.

최근 몇 년 새 영미권 축제인 핼러윈 파티를 즐기는 젊은이가 많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용산 이태원에서 발생한 대참사 때문에 올해는 핼러윈 축제를 즐기는 인파가 크게 줄 것으로 보입니다.

25일 오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생존자 유가족 인터뷰집 ‘우리 지금 이태원이야’ 발간 기자간담회에서 참가자들이 묵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건 발생 1년이 거의 다 돼 가지만 참사의 슬픔은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희생자 유족은 아직도 길거리에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합니다.

지금도 이해하기 힘든 것은 사람이 깔려 죽겠다는 112나 119 신고가 여러 건 있었지만 경찰과 소방이 이를 신속하게 처리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해마다 있던 행사여서 안일하게 생각했다는 것이 변명입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 관저 주변에서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가 열려 이에 대응하느라 이태원에는 제대로 신경을 쓰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참사 발생 1주기가 다가오자 정부는 ‘국가안전시스템 개편 종합대책’을 내놓았습니다. 112 반복 신고 감지시스템과 인파관리시스템 도입, 경찰 소방 해경 간 공동대응 요청 시 현장 출동 의무화, 119구급 스마트 시스템 개발, 재난피해의 기준과 지원 대상 확대 등입니다. 기시감이 듭니다. 그동안 대규모 참사가 발생했을 때 내놓았던 대책이 그 뒤 발생한 참사를 막지 못했다는 사실. 우리는 이태원 참사 뒤에도 오송 지하차도 참사를 겪었습니다. 크게 달라진 게 없습니다.

지자체가 주최·주관이 불명확한 축제의 안전관리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의 ‘재난안전법’ 개정안은 지난달에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행안부는 법 개정 전에도 축제 안전관리를 강화하도록 했습니다. 지자체는 행사를 주관하는 측에 각종 규제를 강화함으로써 주관사가 행사 운영비 상승으로 애를 먹고 있습니다. 가을이면 난립하다시피 한 축제는 이제 좀 줄 것으로 보입니다. 축제를 개최함으로써 얻는 이익이 줄어, 안전관리를 강화하느라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벌이집니다.

유족이 견디기 힘든 것은 희생자를 향한 혐오입니다. 놀러 갔다가 죽었는데 국가에게 무슨 책임이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런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습니다. 많은 국민이 축제를 즐기더라도 안전할 권리가 국민에게 있습니다. 혐오는 국가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것입니다. 159명이 거기서 그렇게 죽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1년 전 그날로 다시 돌아갑시다. 정부는 하나 하나 꼼꼼히 돌아봐야 합니다. 희생자와 유족의 입장에서 놓친 것은 없는지 살펴야 하지 않을까요. 1년 전 그 참사를 겪어도 배운 게 없다면, 달라진 게 없다면 참사는 다시 우리를 찾아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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