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정부, 자살 방조 웹사이트 무대응 일관”

BBC방송, 게시물 등 분석 보도
회원 4만여 명… 최소 50명 숨져
폐쇄 요청 불구 별다른 조치 안 해

영국 정부가 최소 50명을 죽음으로 내몬 4만명 이상이 가입한 자살 조장·방조 웹사이트에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BBC방송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미국의 한 남성이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진 해당 웹사이트는 지금도 미성년자를 포함해 누구나 쉽게 접속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회원 수는 4만명 이상, 자살 관련 게시물은 200만개가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BBC는 2019년 12월 처음으로 검시관이 이 웹사이트에 대해 정부에 경고한 것을 확인했다. 이후 적어도 6명의 검시관이 웹사이트 폐쇄를 정부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웹사이트를 방문한 뒤 자살한 것으로 알려진 17세 청소년의 유족들도 정부의 무대응이 사태를 키웠다며 조사를 요구했다.

영국 정부는 올해 의회에서 처리된 ‘온라인 안전법’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법안에 따르면 관리 당국은 자해를 독려하는 콘텐츠를 삭제하지 않는 플랫폼의 운영 기업에 벌금을 부과하고, 해당 콘텐츠를 올린 사람에게도 형사 처벌을 내릴 수 있다.

정신건강자선단체의 자키 모리스키는 “법안이 시행돼도 미성년자는 여전히 자살·자해 관련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예림 기자 yea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