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여는 기술에 여성을 더하면…SK이노 찾은 'K-걸스'

대전=최민경 기자, 대전=김훈남 기자 2023. 10. 25.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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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K-걸스데이]
25일 대전 대덕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에서 열린 '2023 K-걸스데이' 개막식에서 참가자들이 분석솔루션센터를 탐방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산업기술진흥원


#"어? 생각보다 안들어가는데요?ㅎㅎㅎ"

25일 오후 대전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 분석솔루션센터에서 진공상태 실험을 위한 글러브박스에 학생이 힘겹게 팔을 밀어넣자 주변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참가학생들은 다양한 소재의 성분과 형태를 분석하는 실험동을 지나치며 다양한 실험장비와 현장을 직접 눈에 담았다.

행사에 참여한 광동중학교 3학년 김주현양은 "사진으로만 많이 보던 연구소를 실제로 보니까 더 멋있었고 흥미가 확생겼다"며 "(첫 중학교 방문자라는 소식에) 너무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SK그룹의 첨단 소재를 연구분석하는 환경과학기술원 분석솔루션센터가 외부인, 특히 중학생에게 문을 개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개막한 국내 대표 여성 기술체험프로그램 '2023 K-걸스데이(K-Girls' Day) 행사 덕이다. K-걸스데이는 중·고등학교 여학생의 이공계 진학과 산업 진출을 촉진하기 위해 기업·연구소 대학 등 공학기술 현장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행사로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했다.

개막식은 광동중·고등학교 학생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현장체험, 학생들과의 대화, 선배 여성공학인 멘토링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올해는 특별히 한일 미래세대 간 교류 확대 차원에서 강유선 재일(在日)한국과학기술자협회 부회장과 일본 여학생 8명도 참여해 우리 학생들과 상호 이해를 넓혔다.

행사를 주관한 민병주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은 "인구절벽의 기로에서 미래 첨단산업 분야를 이끌 인재 확보의 중요성이 나날이 증대되고 있다"며 "여학생들의 이공계 및 첨단산업 분야 진출 확대가 향후 국가 존망까지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2021년 기준, 양국 여학생의 이공계 진학률은 한국 약 18.2%, 일본 약 16%로 OECD 평균(26%)에도 못 미쳐 아직 갈 길이 먼 상태"라며 양국 여학생들의 이공계 진학을 독려했다.

민병주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이 25일 대전 대덕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에서 열린 '2023 K-걸스데이' 개막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KIAT

이어진 여성인력 활용 방안 대담회에선 △기업이 여성 인재 양성을 위해 추진하는 방향 △산업현장에서 여성 인재들의 성장 가능성 △첨단산업 진출을 위해 필요한 활동 △일본과 한국 이공계 여학생 간 교류 방안 등 다양한 질문이 나왔다.

민 원장은 첨단산업 진출을 희망하는 여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기본적인 수학과 기초 학문에 대한 기본지식이 튼튼해야 되고 다양한 분야 경험과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며 "K-걸스데이나 인턴십처럼 다양한 분야를 둘러보고 어떤 분야가 맞는지 확인하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강 부회장은 여성 과학기술자로서 고충에 대해 토로했다. 강 부회장은 "여성으로서 육아 등과 일을 병행하는 것이 고충이었고 배려를 많이 받았다"며 "회사에서 여성에게 압박을 주지 않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고 인식을 개선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승영 SK이노베이션 인재개발담당 부사장은 "최근 기업 구성원들의 다양성이 높아졌고 여성 인재가 들어오면 새로운 계기가 된다는 내부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여성 인재를 적극 채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SK이노베이션은 다양한 여성 인재들이 지원할 수 있도록 적극 홍보하고 있고 들어온 여성 인재들이 지속적으로 꿈을 펼치는 데 좌절하지 않도록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한 여러 제도와 차별 없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며 "여성 리더가 성장해서 후배들에게 롤모델이 될 수 있도록 육성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승철 산업부 산업기반실장은 여성 인력 수급 정책과 관련 "첨단산업 인력 수급이 가장 중요한 미션으로 대두되고 있지만 승진, 채용 등에서 남성 중심 문화에 따른 여성의 산업계 진입 장벽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본다"며 "정부에서도 산업계와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우수한 여성이 산업 인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 수립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K-걸스데이는 이날부터 오는 31일까지 열린다. SK이노베이션, 삼성전자, 두산에너빌리티, 아시아나항공, 한국콜마, 지란지교소프트 등 대·중견·중소기업, 한국전자기술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연구소, 경북대 등 대학을 포함한 약 30여 개 기관에서 400여 명의 학생이 현장체험에 나설 예정이다.

25일 대전 대덕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에서 열린 '2023 K-걸스데이' 개막식에서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산업기술진흥원


대전=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대전=김훈남 기자 hoo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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