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한국 인구문제 지금이 골든타임’ 日 학자의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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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인구 전문가 야마다 마사히로 주오대 교수는 "한국은 지금 손을 쓰지 않으면 일본보다 굉장히 빠른 속도로 인구구조가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마다 교수는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 출범 1주년 기념으로 지난 24일 서울에서 개최한 세미나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야마다 교수의 말대로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지금이 인구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며, 이때를 놓치면 어떤 대책을 써도 먹히지 않는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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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인구 자연 감소 첫 1만명 돌파
세미나 제목은 '소멸하고 있는 일본, 빠르게 추월하는 대한민국'이었다. 야마다 교수는 일본 가족사회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저명한 인구학자다. 그는 한국의 저출산 원인으로 '경쟁'을 꼽았다. 경쟁에서 이기지 않으면 사회에서 배제돼 비참한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서 부모들이 격렬하게 경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저출산 해결책으로는 누구라도 중류 생활을 보장하고, 특히 소득이 불안정한 남성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녀 교육비가 부담이 되지 않도록 지원해야 한다고도 했다. 일본은 이 부분을 금기시해 저출산 해결에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야마다 교수의 진단은 정확하다. 그가 말한 한국 사회의 과도한 경쟁이야말로 저출산의 근본원인이다.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우리 부모들은 다른 아이에게 뒤지지 않도록 자녀 교육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다. 좋은 대학에 진학시키기 위해 사교육비를 아낌없이 쓴다.
한국의 남다른 교육열은 우리나라가 빠른 시일 안에 세계 10대 경제강국으로 성장하는 데 밑거름이 됐지만, 이제는 국가소멸의 원인이자 독이 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지나친 경쟁으로 육아와 교육에 소득의 많은 부분을 쓸 수밖에 없는 오래된 관행이 출산기피를 부르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도 저출산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뚜렷한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역대 정권들이 백가쟁명식의 정책을 내놓았지만 어떤 효과도 보지 못하고 실패로 끝났다. 야마다 교수의 말대로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지금이 인구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며, 이때를 놓치면 어떤 대책을 써도 먹히지 않는다는 말이다.
야마다 교수가 말하는 '금기'라는 단어에 주목해야 한다. 그동안 수많은 대책이 나왔지만 변죽만 울리고 만 것은 어떤 것들을 금기시한 채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그야말로 획기적인 방안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출생아 수는 바닥을 모르고 감소하고 있다. 25일 통계청은 지난 8월 출생아 수가 전년동기 대비 12.8%나 줄었다고 발표했다. 월 출생아 수는 처음으로 2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인구 자연감소는 1만1556명으로 1만명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저출산과 인구감소는 갈수록 빨라져 보통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
저출산과 인구감소의 원인을 다시 한번 진단하고 장·중·단기 대책을 세밀하게 세워야 한다. 머뭇댈 시간이 없다. 정부가 완전히 손을 놓고 있지는 않겠지만,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처럼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 오랜 관습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어렵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와 바로 시행할 수 있는 정책을 구분해 실천에 옮겨야 한다.
금기시되는 것의 하나가 이민 수용이다. 여전히 찬반 논란이 있지만 이제는 이민 문호를 열 때가 됐다. 미국이나 호주, 캐나다가 강대국이 된 것은 이민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물론 문화가 다른 민족의 혼입이 부를 갈등이 걱정되지만 다른 방법이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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