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물개 폐사 우려"···조류인플루엔자 첫 발견에 남극 '초비상'

[서울경제]

조류인플루엔자(AI)의 공포가 남극의 동물에게까지 확산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남대서양 영국령 사우스 조지아와 사우스 샌드위치 제도의 일부인 버드아일랜드에 있는 도둑갈매기과 조류(브라운스큐어) 개체군에서 고병원성(H5N1) 조류인플루엔자가 발견됐다. 남극에서 이 같은 조류인플루엔자가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버드아일랜드는 지구상의 대표적인 야생동물 서식지 가운데 하나로 5만 쌍의 번식기 펭귄과 6만5천쌍의 물개는 물론 멸종 위기 조류종이 있는 지역이다.

조류인플루엔자가 남극에서 발견된 원인을 두고 남미의 철새들이 이곳으로 전파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남미의 칠레와 페루에서만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으로 바닷새 50만 마리와 바다사자 2만 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과학자들은 조류인플루엔자가 펭귄이나 물개 등 취약 개체군의 폐사를 일으켜 번식을 막는 재앙이 일어날 가능성을 우려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민간 국제학술기구인 남극연구과학위원회(SCAR)가 남극에서 조류인플루엔자의 위험성을 평가한 결과 물개, 바다사자, 바닷새 등에 가장 컸고 그다음이 펭귄이었다.

이 평가 보고서 작성 책임자인 미건 이중 박사는 "조류인플루엔자가 남극에서 많은 야생동물 종에게 영향을 주면서 파국적인 번식 실패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은미 인턴기자 savou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