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납치살해’ 이경우·황대한 1심 무기징역 선고

범행 배후 유상원·황은희 징역 8년·6년…살인은 무죄

‘강남 납치·살해’ 사건 주범 3인조 중 이경우 씨가 지난 4월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강남 납치·살해’ 사건을 저지른 주범들이 1심 선고에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김승정)는 서울 강남에서 40대 여성을 납치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이경우(36)와 황대한(36)에 무기징역형을 선고했다. 범행에 가담했지만 자백한 연지호(30)는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경우 등 일당 3명의 공모가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경우·황대한·연지호가 피해자를 강도·살해할 마음을 먹고 범행을 공모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범행을 저지르는 과정에서 돈만을 위해 범행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이며 피해자에 대한 미안함이나 죄책감을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또 “최초 범행을 제안한 것이 자신이 아니라며 상대방에게 책임을 떠넘기려는 모습을 보면 진정으로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는 것인지 깊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범행의 배후로 지목된 유상원(51)·황은희(49) 부부에게는 징역 8년과 6년이 선고됐다. 검찰은 앞서 16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범행을 주도한 이경우·황대한과 범행 자금을 제공한 유상원·황은희 부부 모두에게 사형을 구형했지만 재판부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유상원·황은희 부부에 대해 사전에 살해를 모의한 정황들이 직접적인 증거들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살해 혐의에 대해선 무죄로 판단했다. 강도 및 살인방조죄에 대해서만 유죄로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사형 제도는 인간의 생명 자체를 박탈하는 냉엄한 궁극의 형벌이다”며 “책임 정도와 형벌의 목적에 비춰 명백히 정당화될 수 있는 특별한 상황에만 예외적으로 허용된다”고 했다.

범행에 쓰인 향정신성의약품을 제공한 이경우의 부인 허모씨와 피해자를 미행해 범행을 도운 황대한의 지인 이모씨에게는 징역 5년이 선고됐다.

이경우 등 3명은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아파트 단지 앞에서 피해자 A(사망 당시 48세)씨를 차로 납치해 살해하고 대전 대청댐 인근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강도살인·강도예비·사체유기)로 기소됐다.

이날 선고 직후 피해자 유족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오열했다. 피해자의 남동생은 “7000만원만 있으면 사람을 죽여도 되느냐”며 “저희는 무조건 사형을 원한다”고 말했다. 또 “항소를 요청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