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수인데”vs“다 투자야”…하이트진로, 동남아 진출 속내는
영업이익 줄어들며 ‘성장통’
“부담감에도 과감한 투자”
25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싱가포르는 지난 13일 베트남 소주 생산 공장 건립을 위해 베트남 타이빈성 그린아이파크 산업단지 사업자와 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하이트진로가 해외 생산 공장 건립을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장은 수도 하노이와 가까우면서 국제공항과 항구 등 인프라가 잘 갖춰진 타이빈성에 설립될 예정이다. 전대차 계약상 토지면적은 8만2083㎡(약 2만4873평)이고, 계약금액(인프라 임차료)은 779만7885달러(약 104억4838만원)로 책정됐다.
강원공장(16만여평) 등 국내 시설에 비하면 작은 부지지만, 국내와 마찬가지로 스마트 공정체계를 갖추면 현지 시장에 물량을 납품하는 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는 이와 관련, 추후 구체적인 건립 일정과 공장 규모 등을 확정 짓겠다고 공시했다.
눈여겨볼 것은 현재 하이트진로의 실적이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액 1조2450억원, 영업이익 506억원, 순이익 184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작년 상반기와 견줄 때 매출액은 1.09%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58.0%, 76.0% 각각 줄었다.
실적이 악화한 건 소주 주원료인 주정값이 폭등한 데다 맥아(보리)는 물론, 병과 뚜껑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원자재 가격이 모두 올랐기 때문이다. 여기에 켈리 출시 후 판관비(판매비와 관리비) 부담이 커지면서 버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은 구조가 됐다.
이 때문에 주류업계에서는 하이트진로의 베트남 투자가 ‘무리수’가 될 수 있단 전망이 일부 나온다. 고물가 기조로 외식수요가 감소하면서 자연스레 소주 매출도 직격탄을 맞은 데다 맥주시장에서 오비맥주와의 출혈경쟁도 아직 지속 중이라는 판단에서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주류 사업, 특히 소주는 식당 등 업소 매출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며 “재정 상태나 실적이 안정적인 상황에서 투자해도 늦지 않았을 것 같다. 조금은 이른 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현재 K팝 열풍을 타고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 과일소주 등이 인기인 점을 고려하면 하이트진로의 이번 투자가 ‘적기’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당장 공장 건립에 들어가도 완공 시기 즈음에 소주가 인기일지 보장할 수 없는 만큼 하루라도 더 서둘러야 한다는 시각이다.
또 켈리 출시 후 마케팅 부담이 늘어난 것은 맞지만, 테라에 버금갈 만큼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기에 추가 부담이 적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실제로 켈리는 지난 4월 출시된 뒤 99일 만에 1억병(330㎖ 기준) 누적 판매를 달성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다른 주류업계 관계자는 “하이트진로가 당장은 부담이 좀 될 수 있지만, 중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과감하게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 같다”며 “베트남은 주정 원재료인 타피오카의 주요 산지인 만큼 소주 원재료 확보에도 용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프앤가이드는 지난 24일 하이트진로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2만6278원을 제시했다. 하이트진로는 25일 코스피 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2.66% 오른 2만12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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