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요, 밀지 마요"…핼러윈 대비 인파밀집 훈련 현장
밀집도에 따라 '주의-경계-심각' 3단계로 훈련
"이번 핼러윈은 안전하게 넘어갔으면"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아악! 아파요! 밀지 마요!"
25일 오후 2시 30분쯤 서울 광진구 건대맛의거리에 위치한 2m 폭 좁은 골목길에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날 핼러윈을 앞두고 서울시와 자치구가 실제 인파밀집 상황을 가정해 경찰, 소방 등 유관기관과 합동 대응훈련을 실시했다. 훈련에는 건국대·세종대 학생 50명을 포함해 시와 광진구, 경찰서, 소방서 관계자 등 총 260명이 참여했다.
시는 인파 밀집 위험단계를 '주의-경계-심각' 3단계로 구분하고 밀집도를 높여가며 시 및 유관기관이 인파 해산에 대응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30㎡ 좁은 골목에 단계별로 주의 단계는 1㎡당 3명(약 90명), 경계 단계는 1㎡당 4명(약 120명), 심각 단계는 1㎡당 5명(약 150명)이 밀집하는 상황을 연출했다.
먼저 60명의 시민이 골목에 밀집한 상황을 보고 지나가던 행인 두 명이 119에 신고하는 상황을 가정해 시작했다. 119를 통해 접수된 신고내용을 광진구 재난안전상황실에서 파악한 뒤 구 CCTV 통합관제센터로 전달한다.
현장에 준비된 화면에서는 광진구 재난안전상황실 근무자가 CCTV 통합관제센터 담당자에게 "위험단계 '주의'로 확인됐다. 해산 방송을 해달라"고 요청하는 장면이 흘러나왔다.
곧바로 인파감지 CCTV에 부착된 스피커에서 "인구밀집도 '주의'단계입니다. 좁은 골목에 진입하지 말고 차량 통행에 주의해서 현 장소를 벗어나주세요. 이상 광진구에서 알려드렸습니다"라는 음성이 송출됐다.
실제 상황에서는 시민이 신고를 하지 않아도 인파밀집 자동감지 CCTV를 통해 밀집기준에 도달하면 구 CCTV 통합관제센터에서 CCTV 부착 스피커와 유관기관으로 바로 상황을 공유하게 된다.
120명이 밀집한 '경계' 단계로 상향되자 골목길의 공기가 급변했다. 골목에 운집한 시민들 사이에서 "아파요! 밀지 마요!"라는 외침이 울려 퍼졌고, 곧바로 인근을 순찰하던 광진구 현장대응조가 골목에 투입돼 인파를 해산했다.
이어 150명이 밀집한 인파밀집 위험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상향하자 골목길에 "부상자가 발생했다"는 단말마의 외침이 울려 퍼지면서 아수라장이 되기 시작했다.
이 단계에서는 실제 압박으로 부상자가 발생한 상황을 가정했다. 자치구뿐만 아니라 시와 경찰, 소방에도 자동으로 경보 알림이 전달돼 순식간에 119가 출동했다. 경찰은 골목 입구에서 '진입차단'이 적힌 종이를 들고 입구에서 추가 인원 유입을 막으면서 시민들을 이동시켰다.
시 재난안전상황실 담당자는 "인명사고 없도록 대응을 철저히 해주길 바란다. 재난문자 발송이 필요한지도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CCTV에 부착된 스피커에서는 "현재 인구 밀집도가 '심각'단계에 이르러 안전사고 위험이 높으니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시기 바랍니다. 이상 광진구에서 알려드렸습니다"라는 음성이 반복적으로 송출됐다. 일정 시간이 흘러 골목에 밀집한 시민들을 모두 이동시키고 나서야 훈련은 종료됐다.
모의 훈련에 참여한 정형철(25) 씨는 "학과 단톡방에 참가 인원 모집 글이 올라와 참여하게 됐다"며 "경계, 심각 단계에 참여했는데 경계 단계에서는 한 발자국 정도는 이동할 공간이 있었는데 심각 단계가 되니까 사람 흐름에 맞춰 이동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런 훈련이 널리 알려져서 이번 핼러윈은 안전하게 넘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훈련을 실시한 건대맛의거리는 시가 핼러윈 기간에 인파가 밀집할 것으로 예상한 16개 지역 중 하나다. 유명 클럽이 인근에 있고 야간에는 2만8000명의 인구가 운집하는 대표적인 번화가다. 지난해 핼러윈 당시에도 이 일대에 3만7000명이 운집했던 만큼 올해도 약 4만 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밀집 예상 지역마다 일방통행을 유도하고, 차단 골목 출입구에 야광조끼를 입은 채 경광봉을 든 현장안전관리 요원을 배치할 계획이다다. 과도한 인파 밀집 시 탄력적으로 지하철 무정차 운행을 시행한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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