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방화복 산소통 짊어지고, 101층 걸어올라가며 땀 범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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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9시 부산 최고층 건축물인 해운대구 엘시티 앞.
전국 소방관 895명이 모여 초고층 건축물인 엘시티를 직접 걸어 올라가는 대회로 올해가 두 번째다.
60층을 넘어섰을 때부턴 방화복 앞섶을 풀어헤치고 계단 손잡이에 의지해 올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방화복 개인 부문에서 1등을 차지한 충북 청주 동부소방서 윤바울(30) 소방교는 지난해 23분48초보다 2분 넘게 단축한 21분3초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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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소방 '엘시티 오르기 대회'
전국 895명 2372개 계단 도전
"극한 경험, 화재 진압 시 도움"
25일 오전 9시 부산 최고층 건축물인 해운대구 엘시티 앞. 수백 명이 모여 준비운동을 하고 있다. 두꺼운 방화복과 헬멧을 쓰고 무거운 산소통까지 갖춰 입었다. 또 간편한 운동복 차림으로 가볍게 몸을 푸는 사람 여럿과 함께 결의를 다지는 무리도 있었다.
이들은 부산소방재난본부가 주최하는 ‘2023 전국소방공무원 해운대 엘시티 계단오르기 대회’에 참가한 소방관들이다. 전국 소방관 895명이 모여 초고층 건축물인 엘시티를 직접 걸어 올라가는 대회로 올해가 두 번째다. 101층 (411.6m) 2372개의 계단을 올라가는 이번 대회는 경쟁과 비경쟁 부문으로 진행됐다. 복장별로는 간소복과 방화복이 있었다. 4명이 계주하는 단체전 부문도 열렸다.
12명의 기자도 특별 참가했다. 본지 기자도 장비를 갖춰 입고 101층을 올랐다.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열이 배출되지 않는 두꺼운 방화복이 시작부터 몸을 옥죄는 느낌이 들었다. 20층에 올랐을 때 이미 체력이 바닥나 휴식을 가졌다. 꽉 막힌 계단 통로 특성상 답답함이 배가 됐다. 늦더라도 천천히 올라가자는 생각으로 완급을 조절했다.
그러나 이내 두번째 고비가 찾아왔다. 60층을 넘어섰을 때부턴 방화복 앞섶을 풀어헤치고 계단 손잡이에 의지해 올랐다. 통로는 참가자들의 발 구르는 소리와 거친 숨소리로 소란스러웠다. 모두 치열하게 등반하는 소리에 감히 포기할 수 없었다. 다시 한 계단씩 차근차근 밟아 101층에 도착했다. 이날 기자의 기록은 1시간 8분8초였다. 간소복으로 참가한 본지 또다른 기자는 1시간55초의 기록을 세웠다.
일찍이 추월당한 탓에 뒤늦게 출발한 소방관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한 소방관은 큰 목소리로 연신 ‘화이팅’을 외치며 스스로를 북돋웠다. 70층을 넘어섰을 때부터는 소방관들도 지친 모습이었다. 헬멧을 벗고 얼굴에 물을 뿌리며 올라가거나 신나는 노래를 틀고 기세를 유지하는 등 각자 다양한 방식으로 계단을 올랐다.
소방관이 착용한 장비는 총 5가지다. 방화복·안전화·헬멧·진압장갑·공기호흡기 세트다. 무게 약 30㎏으로, 아이 하나를 업고 101층을 오르는 셈이다. 소방관들은 이런 극한 경험이 실제 화재 진압에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도 광명소방서 김준범(27) 소방교는 “(고층 건물을 오르는) 경험을 통해 체력을 늘리고 상황에 대비할 수 있어 참가했다”고 말했다.
해운대구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마천루 밀집지다. 부산소방 역시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 대회를 열었다. 초고층 건축물은 화재가 일어나면 소방 헬기 등을 통한 진압이 이뤄져야 하는데 난이도가 높아 화재 진압이 어렵다. 때문에 계단오르기 같은 내부 진입이 매우 중요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방화복 개인 부문에서 1등을 차지한 충북 청주 동부소방서 윤바울(30) 소방교는 지난해 23분48초보다 2분 넘게 단축한 21분3초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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