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마르고 유가는 뛰고… 위축된 기업활동, 전망도 잿빛 [한계 내몰린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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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국내에서는 '돈맥경화'로 인한 자금조달 난항, 해외에서는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에 따른 유가급등 우려로 안팎에서 한계에 내몰리고 있다.
기업들은 국내 시장에서 조달받은 자금이 1년 만에 204조원이나 줄어들며 기업 활동이 위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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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 확대에 경영 불확실성 커져
금융기관 차입 의존, 외부충격 취약
기업 경기전망도 20개월째 부정적
■자금조달시장 1년 새 30%가량 위축
대한상공회의소는 25일 '민간기업 자금조달 여건과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개선 과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민간기업(비금융기업 중 공기업 제외)이 코로나 기간인 2022년 상반기 시장에서 조달받은 자금은 285조3000억원으로, 코로나 이전(2019년 상반기)보다 217조4000억원 증가했다. 3년 만에 4.2배나 증가한 자금조달 규모는 이후 불과 1년 만에 204조6000억원 감소해 올해 상반기(80조7000억원)에는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올 상반기 기업이 조달받은 자금은 총액으로만 따지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으로 보이지만, 서서히 내려온 것이 아니라 불과 1년 만에 경착륙하면서 기업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자금시장 변동성의 확대는 경영 불확실성을 키워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업의 자금조달 변동성이 커진 것은 금융기관 차입액 변화가 큰 몫을 차지했다. 은행대출 등 금융기관 차입액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상반기 57조원에서 코로나 3년 후인 2022년 상반기 120조5000억원으로 63조5000억원 늘어났다가 1년 후인 올 상반기 37조4000억원(-83조10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반면 같은 기간 주식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은 13조9000억원에서 27조4000억원(+13조5000억원)으로 늘어났다가 12조7000억원(-14조70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회사채 발행은 12조4000억원에서 1조9000억원(-10조5000억원), -2조원(-3조8000억원)으로 각각 줄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간접금융시장(금융기관 차입금+정부융자)은 직접금융시장(회사채+주식)보다 외부충격으로부터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며 "기업이 시장을 통해 적기에 자금공급을 받을 수 있도록 자본시장의 성장 기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들, 경기전망 20개월 연속 부정적
기업들의 경기전망 역시 녹록지 않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11월 BSI 전망치는 90.1을 기록했다. BSI 전망치는 지난해 4월(99.1)부터 기준선 100을 20개월 연속 하회하고 있다. 20개월 연속 부진은 2021년 2월 이후 최장기다.
한경협은 최근 국내 석유류 물가가 상승하는 추세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분쟁이 이란 등 산유국으로 확전될 경우 유가급등에 따른 국내 물가불안, 제조원가 상승 등으로 제조업체 경기심리가 추가로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11월 조사부문별 BSI는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 전망이 나타났다. 전 부문 부진은 2022년 10월부터 14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내수(95.3), 수출(94.8), 투자(90.7)는 2022년 7월부터 17개월 연속 동시에 부진했다. 내수·수출·투자의 17개월 연속 동반부진은 2021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추광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국내 기업들은 경기부진 장기화,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등의 대외불확실성으로 경영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대외리스크의 국내 파급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비책 마련을 선제적으로 강구하고, 기업들의 경영활력 제고를 위한 내수·수출 촉진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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