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MG 캡틴!" 토트넘 팬들, 손흥민 주장의 품격에 감탄..."조금 후회하고 있다"

고성환 2023. 10. 25.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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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풀럼전 이후 잘못을 사과한 손흥민.
[사진] 풀럼전 교체 당시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던 손흥민.

[OSEN=고성환 기자] "조금 후회하고 있다."

손흥민(31, 토트넘 홋스퍼)이 1골 1도움을 터트리고도 사과했다. 하지만 팬들은 오히려 찬사를 보냈다.

토트넘은 24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9라운드 홈 경기에서 풀럼을 2-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리그 9경기 무패 행진을 질주했다. 순위도 승점 23(7승 2무)으로 맨체스터 시티(승점 21)를 제치고 단독 1위에 올랐다. 풀럼은 승점 11(3승 2무 4패)로 13위에 머물렀다.

승리의 1등 공신은 단연 캡틴 손흥민이었다.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날도 어김없이 그에게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맡았다. 

손흥민이 원톱으로서 공격을 이끌었고, 히샬리송-제임스 매디슨-데얀 쿨루셉스키가 2선에서 지원했다. 파페 사르-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가 허리를 책임졌고, 데스티니 우도지-미키 반 더 벤-크리스티안 로메로-페드로 포로가 수비진을 꾸렸다. 골문은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지켰다.

[사진] 함께 다트 세레머니를 선보이는 손흥민과 제임스 매디슨 / 토트넘 홋스퍼 소셜 미디어.

선봉장으로 나선 손흥민은 부지런하게 뛰어다니며 기회를 엿봤다. 풀럼은 그를 필두로 한 토트넘의 거센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후방 빌드업에 애를 먹었다.

선제골도 조직적인 전방 압박에서 시작됐다. 전반 35분 손흥민이 골키퍼를 향해 질주하며 스타트를 끊었고, 2선 공격수들도 함께 달려들었다. 풀럼 수비는 급하게 공을 앞으로 보내다가 높이 전진한 반 더 벤에게 공을 헌납했다.

반 더 벤의 패스를 받은 히샬리송은 앞에 있는 손흥민에게 공을 보냈다. 손흥민이 기회를 놓칠 리 없었다. 아크 부근에서 공을 잡은 그는 침착하게 수비를 벗겨낸 뒤 예리한 오른발 감아차기로 골문 구석을 꿰뚫었다.

두 번째 골도 마찬가지였다. 이번에도 강한 압박에 이은 공 탈취가 발단이 됐다. 후반 9분 손흥민이 다시 한번 골키퍼를 위협했고, 풀럼은 공을 걷어내다가 자기 진영에서 공을 뺏겼다.

패스를 끊어낸 호이비에르는 박스 안 손흥민에게 패스했고, 손흥민은 욕심부리지 않고 쇄도하는 매디슨에게 공을 건넸다. 매디슨은 침착한 마무리로 골망을 흔들며 2-0을 만들었다. 손흥민의 시즌 1호 도움이었다.

1골 1도움. 토트넘이 기록한 2골에 모두 직접 관여한 손흥민은 후반 35분 임무를 마쳤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과 매디슨, 히샬리송을 한 번에 불러들이고 브레넌 존슨, 알레호 벨리스, 지오바니 로 셀소를 투입했다.

28일 열리는 크리스탈 팰리스전에 대비해 주축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려는 생각이었다. 게다가 손흥민은 사타구니 통증으로 계속해서 출전 시간을 관리받고 있었던 만큼,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선택도 합리적이었다.

하지만 손흥민의 얼굴은 밝지 못했다. 그는 굳은 표정을 지으며 교체 지시에 다소 불만을 드러냈다. 주장 완장을 로메로에게 넘길 때도 미소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영국 '더 부트 룸'은 "손흥민은 교체될 때 눈에 띄게 좌절했다"라고 표현했고, 영국 'BBC' 역시 "토트넘은 한 번에 3명의 주전 선수를 모두 뺐다. 근데 손흥민이나 매디슨 모두 경기장을 떠나고 싶어 하지 않는다"라면서 "모두 더 많은 골을 넣고 싶어 하는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사진] 손흥민과 미키 반 더 벤 / 토트넘 홋스퍼 소셜 미디어.
[사진] 토트넘 홋스퍼 소셜 미디어.
[사진] 토트넘 홋스퍼 소셜 미디어.

손흥민의 퉁명스러운 반응은 풀타임을 뛰고 싶은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는 경기 후 '스퍼스 플레이'와 인터뷰에서 "선수로서 언제나 경기장에 있고 싶다. 약간 좌절감을 느꼈던 상황"이라고 고백했다.

사과도 잊지 않았다. 손흥민은 "하지만 교체 선수들이 들어오는 걸 보면 정말 행복하다. 정말 열심히 훈련하고 있는 젊은 선수들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그들은 경기에 나설 자격이 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조금 더 응원을 해줘야 했다. 조금 후회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손흥민은 주장답게 동료들을 칭찬했다. 그는 "하지만 난 우리 선수들이 오늘도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칠 수 있도록 환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젊은 선수들이 이 환상적인 경기장에서 뛰려고 투입되는 모습을 보게 돼 매우 기쁘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더 부트 룸은 "손흥민의 행동은 물론 지난밤 사소한 실수에 불과하다. 그는 토트넘이 풀럼을 상대로 승점 3점과 클린시트를 확보할 수 있었단 사실에 분명 즐거워할 것"이라며 가볍게 넘겼다.

축구 소식을 전하는 '풋볼 컨피던셜' 역시 "손흥민의 이런 모습을 좋아한다. 늘 겸손하고, 성실하고, 감사할 줄 안다. 언제나 옳은 말만 하는 주장"이라고 칭찬했다. 팬들도 "손흥민은 전설이다. 언제나 그렇게 좋은 태도를 지녔다", "오 마이 갓. 그는 정말 좋은 리더다. 마이 캡틴. 의심해서 미안해 쏘니", "쏘니가 다른 이들을 얼마나 존중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사진]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이주의 팀에 이름을 올린 손흥민 / 프리미어리그 소셜 미디어.
[사진] 스카이 스포츠 소셜 미디어.

한편 손흥민은 풀럼전 활약을 바탕으로 PL 이주의 팀에도 선정됐다. 그는 앨런 시어러가 선정한 PL 9라운드 베스트 11에 매디슨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이 이주의 팀에 뽑힌 건 벌써 올 시즌 3번째다.

포지션은 의외였다. 3-4-3 포메이션 최전방은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크리스 우드(노팅엄), 올리 왓킨스(아스톤 빌라)가 차지했다. 하지만 시어러는 손흥민을 왼쪽 윙백 자리에 넣어서라도 이주의 팀에 포함했다. 그는 "손흥민은 주장 역할을 즐기고 있다. 그는 자신의 득점 콜렉션에 멋진 골을 추가했다. 벌써 7골을 터트렸다"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과 '소파 스코어' 등도 손흥민을 9라운드 베스트 11로 선정했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손흥민을 1위 살라에 이어 PL 파워 랭킹 2위에 올려뒀다. 매체는 "손흥민은 7호 골을 터트리며 중앙 공격수로서 맹활약을 이어갔다. 지난 시즌의 나쁜 기억을 씻어낸 그는 최고의 모습을 되찾았다"라고 칭찬했다.

손흥민은 득점왕 경쟁에도 불을 붙였다. PL 통산 110골 고지를 밟은 그는 살라(리버풀)와 함께 득점 공동 2위가 됐다. 9골을 넣은 선두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와 격차는 두 골이다.

/fineko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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