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자원 확보·ESG 장착… 글로벌 유행 뒤처지지 않아야” [2023 세계금융포럼]

이도형 2023. 10. 2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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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션 2 - ‘K금융’ 세계화 방안
제조업처럼 세계적 인정받으려면
자기자본·장기전략 기반 지속 추진
내외부적인 인력풀 등 유인 있어야
소규모 기업 세계시장서 펄펄 날게
정부 차원 규제 개선 필요성 제기도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금융산업도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으려면 장기적인 사업전략을 갖고 진출해야 한다. 지금보다 훨씬 더 금융 기관들이 자기자본과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꾸준하게 추진해야 한다.”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부회장)

2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 열린 ‘2023 세계금융포럼’에서 참석자들은 ‘K금융’의 세계 진출을 위한 방안을 두고도 격의 없는 토론 시간을 가졌다. 문철우 성균관대 글로벌경영학과 교수의 사회로 김 부회장과 임창규 아크임팩트자산운용 전무, 지현근 한국거래소 글로벌전략 부장이 참여해 ‘K금융’의 발전 방안에 대해 한 시간 동안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 경제가 제조업 대비 금융산업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참석자들은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투자가 중요하다고 봤고, 인력 투자와 함께 국제 금융 산업의 유행도 긴밀하게 쫓아야 한다는 제언을 내놓았다. 그래야 한국의 경제 성장을 다음 단계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연설 경청 2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세계일보와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주최로 열린 ‘2023 세계금융포럼’ 참석자들이 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의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서의 K-금융 세계화’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을 듣고 있다. 이재문 기자
◆‘10위’ 서울 금융경쟁력, 끌어올리려면

주제발표에 나선 김 부회장은 ‘K금융’의 세계화 발전을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인적자원’의 성장을 제언했다. 최근 미래에셋그룹의 차세대 리더로 주목받으며 승진한 김 부회장은 미래에셋의 해외 진출을 선두에서 기획하고 실행, 해외사업을 적극적으로 키운 전략가다. 미래에셋그룹은 초창기부터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모색해 왔고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주식시장 리테일 1위를 하는 등, 국내 기업 중 해외 진출 성과가 높은 편에 속한다.

김 부회장은 지난 3월 영국 글로벌 컨설팅그룹 지옌(Z/Yen)이 분석한 ‘국제금융센터지수(GFCI) 33차 보고서’에서 서울이 글로벌 경제 시장 10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낸 점을 짚었다. 김 부회장은 “글로벌시장에서 서울은 높은 순위에 있고 그만큼 좋은 인적자원, 물적 인프라, 비즈니스 환경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지옌사의 보고서에서 서울은 인프라 부분에서는 5위, 평판에서는 9위, 민간금융·사업환경에서는 10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서울의 인적자원 순위는 15위 밖이었다.
김 부회장은 “20년 전에는 한국 국적을 가진 사람 중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분이 없었다”며 “지금은 ‘미래에셋’이라는 브랜드를 보고 앞으로의 비즈니스에 본인들이 큰 역할을 해 보겠다는 분이 많다. ‘퀀텀 점프’를 할 수 있는 핵심적 요인은 결국 ‘휴먼 캐피털(인적 자본)’”이라고 강조했다.

토론에 나선 참석자들도 인적자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임 전무는 토론에서 “한국 그룹들의 진출은 세계와 비교해 볼 때 상당히 뒤떨어진 수준으로 글로벌 투자 측면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며 “대부분의 자산이 글로벌 인재들이 모인 글로벌자산운용사에 의해 간접적으로 운용되고 있는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임 전무는 “한국의 글로벌 인력 풀이 확보돼야 한다”며 “외부뿐 아니라 내부 자체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인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화 위해 ‘ESG’ 장착 필요”

글로벌 경제의 유행에 뒤처지지 않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임 전무는 “글로벌화하기 위해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장착해야 한다. ESG를 신경 쓰지 않으면 글로벌 상품의 모든 부분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임 전무는 자사가 인도의 한 비상장기업에 투자 중인데 대부분이 ESG와 관련된 투자인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글로벌 기준을 따라가기 위한 규제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다. 임 전무는 “‘미래에셋’과 같은 큰 기업은 노하우가 있어서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지만 다른 기업들은 그렇지 않다”며 “작은 기업이나 자산운용사들이 해외 기회를 보고 투자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국부 창출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 (정부가) 많은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같이 토론에 나선 지 부장은 거래소의 최근 국제화 전략 방향을 소개했다. 지 부장은 “소위 금융 선진국이 되려면 ‘금융 플랫폼 수출 전략’이 있고, ‘금융 중심지 전략’이 있다”며 “현재는 ‘플랫폼 수출’ 전략을 먼저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 인력들이 IT(정보기술) 기술력이 우수하고 지적인 능력이 좋아 충분히 파고들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지 부장은 한국거래소도 그런 전략을 10년간 추진해 왔다고 설명하면서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에 진출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금융 플랫폼을 한 번 마련하게 되면 그 뒤로는 바꾸지 못한다. 한 번 심어 놓으면 20∼30년 갈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전략으로 가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중심지’ 전략을 위해서는 홍콩이나 싱가포르와 같은 ‘도시국가’형 전략보다는 다른 전략을 생각해 볼 것을 제안했다. 지 부장은 “벤치마킹을 한다면 ‘런던’이 적절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한국은 ‘딱 중간’으로, 발전할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도형·이민경·채명준·이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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