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 형과 치홍이 꼭 필요합니다"…'명장'과 함께라면 "팔을 갈아서라도", 롯데 필승조의 굳은 다짐

부산 = 박승환 기자 2023. 10. 2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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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구승민./마이데일리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롯데 자이언츠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준우 형과 치홍이 꼭 필요합니다"

롯데 자이언츠 구승민은 올해 67경기에 등판해 63⅔이닝을 소화, 2승 6패 22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3.96의 성적을 남겼다. 게다가 롯데 '프랜차이즈' 최초로 100홀드의 금자탑을 쌓은 것은 물론 안지만(前 삼성 라이온즈)에 이어 KBO리그 역대 2번째로 4년 연속 20홀드의 고지를 밟을 정도로 유의미한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개인 성적과 달리 팀 성적은 매우 아쉬웠다.

롯데는 시즌 초반 새롭게 품은 자원들과 불펜의 탄탄함을 바탕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상승세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롯데는 6월부터 성적이 하락하기 시작했고,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는 5할 승률이 붕괴됐다. 게다가 후반기에는 래리 서튼 감독이 팀을 떠나는 상황이 발생하는 등 오프시즌 막대한 투자가 무색하게 7위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구승민은 24일 부산 서면의 롯데호텔 부산 사파이어룸에서 제21대 김태형 감독의 취임식에 참석해 신임 사령탑의 취임을 축하하는 시간을 가졌다. 구승민은 '절친' 김원중과 '예비 FA' 전준우, 안치홍과 함께 취임식에 참석했고, 김태형 감독에게 꽃다발을 건네는 등 2024시즌 한솥밥을 먹을 사령탑과 인사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취임식이 끝난 후 취재진과 만났다.

구승민은 김태형 감독과 어떤 대화를 나눴을까. 그는 "감독님께서 따로 부탁하신 것은 없다. 웃으시면서 '이제 팔은 괜찮냐'라고 물어봐 주시더라. 그래서 '괜찮다. 잘 쉬고 있다'고 말씀을 드렸다. 독님 인상이 너무 좋으시다. 엘리베이터에서 먼저 뵀는데, 같이 훈련도 해봐야겠지만, 먼저 인사도 해주시고 너무 좋으신 것 같다. 그리고 여유가 있으시다. 다른 분들보다 여유가 더 묻어나오시는 느낌"이라며 "감독님의 계산이 설 수 있게 이제 열심히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매번 그래왔지만, 특히 더 잘 준비를 해서 믿음에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롯데 자이언츠 구승민./마이데일리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에게 꽃다발을 건네고 악수하고 있는 구승민./부산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롯데 소속이었기 때문에 그동안 수많은 감독들과 함께했던 구승민은 "김태형 감독님께서 워낙 감독으로 오래 계셨다. 야구적인 부분은 물론 다른 부분에서도 배울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곁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내며 "그동안 많은 감독님들이 바뀌셨다. 어떻게 보면 팀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셨던 것이다. 당시에는 나도 어린 나이에 내 야구를 하기 바빴는데 이번에는 책임감을 많이 느끼는 자리인 것 같다"고 반성의 시간도 가졌다.

계속해서 구승민은 "투수 조장을 하면서 부족한 부분도 있었고, 함께 끌고 가지 못했던 부분에 대한 책임감도 있다. 내년에도 투수 조장을 할지, 안 할지 모르겠지만, 고참으로서 개인보다 어떻게 하면 팀 성적을 더 끌어올릴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과 감독님을 도울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할 것이다. 비시즌에는 정말 많은 시간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김태형 감독은 올해 한국시리즈 일정이 모두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 전준우, 안치홍을 향해서는 "남아서 도와달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2024시즌이 종료된 후 FA가 되는 구승민과 김원중에게도 러브콜을 보냈다. 이에 구승민은 "내가 노골적으로 '(계약) 해주세요'라고 말을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라고 웃으며 "지금 일어날 일이 아니기에 그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일단은 2024시즌을 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롯데 자이언츠 구승민./마이데일리
롯데 자이언츠 안치홍과 김태형 감독./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우승이 말처럼 쉽게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도 (목표는) 우승이라고 말씀을 드리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에 구승민은 "항상 (우승) 상상은 하는데 '진짜 해야 한다. 팔을 갈아서라도 해보자'는 생각이 매년 들지만, 올해는 더욱 드는 것 같다. 그리고 잠깐이나마 올해 그런 분위기를 느껴봤으니, 내년에는 조금 더 나아질 것 같다. 못해봤던 것이기 때문에 뒤도 안 돌아보고 달렸다면, 이제는 세이브하는 방법도 알 것이고, 내가 1군에 올라와서 아무것도 모르고 던지다가 탈이 나고, 조금씩 찾았듯이 우리 팀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일단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고, 나아가 우승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FA가 되는 전준우, 안치홍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구승민은 "(전)준우 형과 (안)치홍이 꼭 필요합니다"라며 "정말 필요한 존재들이다. 준우 형과 치홍이가 타석에 나오면 기대감이 든다. 특히 치홍이를 상대 팀으로 만나고 싶지 않다. 상무에 있을 때 경찰청 소속으로 만나봤는데, 둘에게 너무 약했다. 그래서 우리 팀에 꼭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승민은 이제 팀 성적과 함께 60경기 출장을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 그는 "3년 연속 20홀드를 했을 때 '4년 연속 20홀드를 하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아프지 않으면 기록은 따라오는 것이다. 내년도 똑같다. 항상 60경기 등판만 생각하고 준비할 것이다.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지 못하면 마음이 너무 아플 것 같다"며 "서울과 부산을 오가면서 운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3년 7월 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프로야구 ' 롯데-두산. 구승민./마이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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