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식 "홍범도 위상 변함없어"… 우원식 "흉상철거 백지화"

김성훈 기자(kokkiri@mk.co.kr) 2023. 10. 2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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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범도장군 추모식서 신경전

육군사관학교의 흉상 철거를 놓고 한바탕 홍역을 치른 가운데 홍범도 장군 순국 80주기 추모식에서도 '역사 전쟁'의 여진이 이어졌다.

25일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과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각각 추모사를 통해 팽팽한 신경전을 펼쳤다. 윤석열 대통령이 추모식에 보낸 조화를 일부 참석자들이 뒤로 돌려놓는 장면까지 연출됐다.

이날 박 장관과 우 의원은 각각 주무부처 장관, 홍범도장군 기념사업회 이사장 자격으로 추모식에 참석해 공방을 벌였다. 우 의원은 "박민식 장관님께서 함께해주셔서 기념행사에 큰 의미가 더해졌다"고 운을 떼자마자 "장관님, 홍범도 장군님께서 78년 만에 돌아온 고국 땅에서 여전히 편히 잠들지 못하고 계시다. 이유는 바로 흉상 철거 논란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 논란에 보훈부 수장인 장관님께서 마치 동조하시는 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면전에서 쏘아붙였다.

우 의원은 "이 자리를 계기로 보훈부에서 육사 현충관 앞 독립영웅들의 흉상과 독립영웅실 철거 백지화에 앞장서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박 장관은 특별한 대응 없이 준비한 추모사를 담담히 낭독했다. 그는 추모사에서 "정부는 독립유공자 포상이 시작된 1962년 홍범도 장군님을 서훈하고 예우함에 있어 최선을 다해 왔으며, 앞으로 그 예우에는 티끌만큼의 소홀함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독립의 영웅인 홍범도 장군님의 공적과 역사적 위상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이며, 이는 앞으로도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여당이 패한 뒤 윤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소모적 이념 논쟁을 멈추고 민생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홍범도 장군 문제에 대해서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박 장관은 기념사업회 주관으로 열린 이날 추모식에 윤종진 보훈부 차관을 보내려다가 자신이 직접 참석하기로 했다. 홍범도 장군을 둘러싼 역사논쟁을 수습하는 차원에서 추모식 참석 정부 인사의 격을 높인 것이다.

추모식 장소에는 윤 대통령이 보낸 조화도 배치됐다. 이때 일부 참석자들이 항의하며 화환을 뒤로 돌려놓기도 했지만, 우 의원 등 주최 측이 "대통령 화환은 제자리에 있어야 한다"고 중재해 결국 제자리에 놓였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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