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어린이 400명씩 사상 …'생지옥' 된 가자
가자병원 30% 이상 운영중단
수두·옴 등 창궐해 '설상가상'
구호활동 위한 연료제공 놓고
UN·이스라엘 의견충돌 격화
美, 중동 내 자국민 철수 검토
'완전봉쇄' 17일째다. 외부와 격리된 채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습을 받고 있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가 '생지옥'으로 변했다. 2300명이 넘는 어린이들이 로켓과 미사일 공격에 희생됐고, 의료시스템은 사실상 붕괴됐다. 전염병이 이미 시작됐다는 보고도 있어 대규모 2차 피해까지 예상된다.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은 24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전쟁이 시작된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가자지구에서 어린이 2360명이 사망하고 5364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매일 400여 명의 어린이가 사망하거나 다친 셈이다.
새 생명들도 곧바로 죽음에 몰리고 있는 형국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가자지구의 6개 신생아 병동에는 130명의 미숙아가 있다. 전력이 차단돼 인큐베이터에 산소 공급이 끊어지면 생명이 위독한 아이들이다.
연료 공급 차단과 의약품 부족에도 가자지구 병원들은 보름 넘게 버티며 의료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이제는 한계다. CNN에 따르면 가자지구에서 가장 큰 병원인 알시파 병원이 25일 전력을 모두 소진한다. 다른 중대형 병원이 처한 상황도 마찬가지다. WHO는 가자지구 내 병원의 3분의 1이 연료 고갈과 남부로의 피란 등으로 인해 운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설상가상으로 전염병도 돌기 시작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산하 보건부는 화장실 이용 어려움에 따른 위생 환경 악화, 담수화 시설 가동 중지로 인한 오염된 물 섭취 등으로 인해 가자지구에서 수두, 옴 등의 전염병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호단체에 소속된 소아신경외과 의사 오마르 압델만난은 "가자지구에 수두 같은 전염병이 퍼지기 시작했다"며 "콜레라와 장티푸스 같은 질병의 유행도 시간문제로 보인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가장 시급한 '연료 공급'을 놓고 국제기구와 이스라엘 간 갈등은 감정 싸움으로 비화했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가 엑스(X·옛 트위터)에 연료 부족을 이유로 25일 가자지구에서 철수하겠다고 예고하자 이스라엘방위군(IDF)은 X에 위성사진을 올리고 "가자지구 내에 50만ℓ의 연료를 저장하고 있는 연료 탱크가 있으니 하마스에 가서 연료를 제공해줄 수 있는지 물어보라"고 적었다. 이스라엘은 연료가 반입되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를 로켓포 등 군사 작전에 쓸 수 있다는 이유로 가자지구에 대한 연료 지원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한편 확전 위험이 고조되자 미국은 중동 지역에 머물고 있는 자국민 60만명을 대피시키는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WP)가 23일 보도했다.
[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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