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상승거래 8개월 만에 꺾여

연규욱 기자(Qyon@mk.co.kr), 이석희 기자(khthae@mk.co.kr) 2023. 10. 2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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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매매 3만9백건 분석
매수-매도 가격차에 거래급감
고금리 전망에 당분간 관망세
서울 상승거래 여전히 높지만
비중은 4개월만에 50%아래로
최근 들어 거래량이 줄고 있는 서울 송파구 잠실엘스 아파트. 매경DB

9월 전국 아파트의 상승 거래 비중이 8개월 만에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월에는 상승 거래가 더 줄고 있다. 서울도 상승 거래 비중이 4개월 만에 다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고금리 기조 장기화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관망세가 짙어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25일 부동산 프롭테크 업체 직방에 따르면 지난 9월 전국 아파트 거래 3만907건 중 '상승 거래'는 1만4666건으로 집계됐다. 비중으로 치면 47.5%로, 지난 1월 이후 8개월 만에 상승 거래 비중이 전월 대비 낮아졌다. 전국 아파트의 상승 거래 비중은 지난해 12월 33.9%로 저점을 찍은 뒤 부동산 시장 회복에 힘입어 1월부터 줄곧 증가세였다. 10월은 아직 거래신고일이 남아 있긴 하나 상승 거래 비중이 45.4%로 더 줄었다. 집값 상승세가 멈춰 설 기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직방은 동일한 아파트 단지의 동일 평형대 주택이 반복 거래됐을 때 직전 거래와의 가격차를 비교해 상승(또는 하락) 거래량을 조사했다. 직전 거래보다 1% 이상 가격이 오르면 상승 거래, 1% 이상 가격이 떨어지면 하락 거래, 가격 차이가 1% 미만이면 보합으로 분류했다. 상대적으로 상승 거래 비중이 여전히 높은 서울 아파트 역시 그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11월 20.1%에 불과했던 서울 아파트 상승 거래는 이후 줄곧 늘어나 6월엔 51.8%로 과반을 넘겼다. 8월까지도 52.9%로 조금씩 비중이 커지더니 9월 들어 51.6%로 소폭 내려앉았다. 10월(22일 기준)은 45.9%로 다섯 달 만에 상승 거래 비중이 절반 이하로 떨어질 전망이다.

반대로 하락 거래는 늘고 있다. 서울 아파트 하락 거래 비중은 지난 8월 30.8%로 올해 저점을 찍은 뒤 두 달 연속 하락 거래 비중이 오르고 있다. 10월 하락 거래 비중은 36.9%다. 보합 거래는 10월 약 17%를 나타냈다.

현장에서도 시장이 가라앉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서울 송파구 잠실의 대장주로 불리는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위주로 중개를 하는 공인중개사 A씨는 "올해 초를 기점으로 가격이 많이 오르며 전용면적 84㎡가 25억원대에 팔리기도 했지만, 가격이 많이 뛰자 최근엔 다시 매도자와 매수자들 사이에 의견 차이가 생기면서 거래량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최대 단지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단지 중개업소 대표 B씨는 "추석 이후 워크인(방문)도, 전화 문의도 뚝 끊긴 상황"이라며 "당분간은 보합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대단지가 몰려 있는 강동구 상일동역 인근 한 중개업소 대표도 "인기가 높은 동과 층 매물이 거래되면서 가격이 상승하고는 있지만 거래량 자체가 많은 편은 아니다"고 했다.

실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주춤하는 추세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까지 신고된 9월 아파트 거래량은 3327건이다. 신고 기간이 6일 남아 있지만 8월 거래량인 3845건을 넘어서긴 어려울 전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시중금리가 소폭 오르고 있고, 예상치 못한 지정학적 리스크로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당분간 관망세가 짙어지고 가격 보합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매 시장이 혼조세를 보이자 수요는 전세로 전환되고 있다. A씨는 "전세 물량은 최근 들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C씨 역시 "가을철을 맞아 이사 수요는 있지만 물량은 부족하다"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10월 셋째주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은 0.18% 오르며 전주(0.11%) 대비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연규욱 기자 /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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