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50억클럽' 곽상도 1심 무죄 뒤집을까

최예빈 기자(yb12@mk.co.kr) 2023. 10. 2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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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후 8개월만에 檢 출석
檢, 곽 父子 '경제공동체'
입증하느냐가 최대 관건
곽 "한두번 지원했더라도
경제공동체는 아냐" 반박
권순일 '변호사법 위반' 수사
곽상도 전 의원이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민간업자들로부터 50억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8개월 만에 검찰에 출석했다. 검찰이 곽 전 의원에 대한 새로운 진술과 증거를 확보했다고 자신하고 있는 만큼 이른바 '대장동 50억 클럽'에 언급된 나머지 주요 인물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25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강백신)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곽 전 의원을 소환 조사했다. 곽 전 의원은 조사에 앞서 취재진을 만나 "2년째 검찰이 조사했는데도 저와 관련된 자료가 나온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또 그는 "한두 번 지원해 줬다고 경제 공동체는 아니지 않냐"고 반문했다. 곽 전 의원은 2015년 당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 부탁을 받고 하나은행이 성남의뜰 컨소시엄에서 이탈하려던 것을 막아주고 그 대가로 아들 곽병채 씨의 화천대유 퇴직금 등 명목으로 50억원(세후 25억원)을 수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지난 2월 1심 재판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주요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 하나은행의 컨소시엄 이탈 위기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곽 전 의원 부자를 경제적 공동체라고 볼 수 없다는 취지에서다. 이에 검찰은 곽병채 씨를 뇌물 혐의 피의자로 새로 입건하고 곽 전 의원 부자 모두에게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추가해 사실상 '재수사'를 벌여왔다.

검찰은 곽 전 의원 부자가 경제 공동체 관계라는 사실을 입증할 정황을 새로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곽 전 의원이 곽병채 씨의 대학원 등록금을 내주거나, 곽병채 씨가 곽 전 의원 배우자의 신용카드를 사용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다만 곽 전 의원은 아들 곽병채 씨가 화천대유에서 받은 성과급으로 보석 보증금을 내줬다는 의혹 등에 대해 "제가 구속돼 있었고 아내가 사망해 집에 가족이 아무도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아들이 보석 보증금을 냈고 출소한 다음 변제했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이 대장동 민간업자들에 하나은행의 컨소시엄 이탈을 막아달라는 청탁을 받고 도와준 구체적인 정황도 새로 확보했다. 천화동인 7호 소유주인 배 모씨는 검찰 조사에서 "2014년 곽 전 의원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골프를 치며 '은행이나 돈 문제를 도와주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진술했다.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도 "김정태 당시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만나 호반건설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하나은행을 끌어오려 했다"고 진술해 1심에서 제출한 의견서 내용을 뒤집었다. 곽 전 의원 소환으로 대장동 50억 클럽 수사에도 전반적으로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구속 기소되면서 곽 전 의원에 대한 보강 수사도 탄력을 받았다. 박 전 특검을 구속하는 데 딸이 화천대유에서 대여금 명목으로 받은 11억원이 결정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검찰은 이 대여금을 곽병채 씨의 퇴직금과 유사한 성격으로 보고 있다.

박 전 특검과 곽 전 의원 외에 50억 클럽 일원으로 지목된 사람은 김수남 전 검찰총장, 권순일 전 대법관,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 홍선근 머니투데이미디어그룹 회장 등이 있다. 검찰은 이달 초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서 권 전 대법관의 변호사법 위반 사건을 넘겨받아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최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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