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녀 벽' 넘는 소렌스탐 女골퍼 첫 오거스타 회원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여성들에게 문호를 쉽게 열지 않기로 유명한 미국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의 회원이 됐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무대에서 활약한 골퍼 중에선 최초다.
미국 골프위크는 25일(한국시간) "LPGA 통산 72승을 거둔 소렌스탐이 이달 초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회원이 됐다. 최근 (오거스타의 상징인) 그린 재킷을 입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복수의 소식통을 통해 소렌스탐의 오거스타 회원 가입을 확인했지만, 골프장 측과 남편 마이크 맥기 등이 말을 아낀 사실도 덧붙였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은 사생활을 보호하는 명목으로 회원 명단을 밝히지 않는 게 원칙인 골프장이다.
1932년 개장한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여자 프로골퍼 출신 회원을 받아들인 건 소렌스탐이 최초다. 오거스타는 1934년부터 '명인열전'으로 불리는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개최한 명문 골프장이다. 전통적으로 여성 회원을 받지 않고, 백인 남성 위주의 회원제로 운영해 골프계 안팎에서 '금녀(禁女)의 공간'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다 2012년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과 여성 사업가 달라 무어를 회원으로 받아들인 뒤, 부분적으로 여성 회원이 활동해왔다. 2019년부터는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열리기 전 여자 아마추어 골프대회를 신설해 치르고 있다. 프레드 리들리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회장은 지난 4월 "여성 회원들은 우리 회원의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몇 년이 지나도 계속해서 여성이 그린 재킷을 입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던 적이 있다.
현재 오거스타 내셔널에는 영향력 있는 사업가 등 300명가량 회원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LPGA 투어에서 활약한 선수 중 처음 오거스타에 입성한 소렌스탐은 고(故) 아널드 파머, 잭 니클라우스 이후 골퍼로는 역대 세 번째 이 골프장의 회원이 됐다. 소렌스탐은 2019년 4월 제1회 오거스타 내셔널 위민스 아마추어 대회를 기념해 박세리,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낸시 로페즈(미국) 등과 함께 이 골프장 1번홀에서 여성 최초로 명예 시타를 한 바 있다.
2003년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고서 2008년 12월에 현역에서 은퇴한 소렌스탐은 최근 들어 골프계 안팎에서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2020년 국제골프연맹(IGF) 회장을 맡아 현재도 활동 중이고, 2021년 8월엔 제3회 US시니어여자오픈에서 우승했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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