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진 KLPGA, 상금 2억 넘겨야 생존
다음시즌 출전권 확보 가능한
60위 내 선수들 상금도 껑충
61위부터 시드순위전 치러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출전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2억원'을 벌어야 하는 시대가 열렸다.
26일부터 나흘간 제주 핀크스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을 포함해 2023시즌 종료까지 3개 대회가 남은 가운데 다음 시즌 출전권을 부여하는 기준인 상금랭킹 60위의 상금이 지난 시즌 1억4335만원을 일찌감치 넘어섰다. 선수들과 골프계 관계자들은 상금랭킹 60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최소 1억7000만원을 벌고, 다음 시즌 출전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기준이 2억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수들이 획득하는 상금이 상승한 이유는 올 시즌 KLPGA 투어가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기 때문이다. 수년간 몸집을 불린 KLPGA 투어는 32개 대회, 총상금 318억원으로 거대해졌다. 사상 처음으로 시즌 총상금 300억원을 돌파하면서 KLPGA 투어에서 선수들이 받는 상금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KLPGA 투어에서 상금랭킹 60위 상금이 1억원을 처음 넘어선 건 2019년이다. 당시 1억235만원을 획득한 이기쁨은 가까스로 다음 시즌 출전권을 따냈다. 반면 김해림과 서연정은 1억원을 넘게 벌고도 상금랭킹 60위 밖으로 밀려 정규투어 시드순위전으로 향하게 됐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정상적으로 시즌이 치러지지 못했던 2020년을 제외하고는 2021년과 지난해에도 시드 유지를 위한 상금이 1억원을 넘었다. 2021년에는 안송이가 1억2538만원으로 60위를 차지했고 지난해에는 정지민이 1억4335만원으로 막차를 탔다.
선수들에게 상금랭킹 60위가 중요한 이유는 다음 시즌 거의 모든 대회 출전을 보장하는 출전권의 가치가 상상 이상으로 크기 때문이다. 61위로 밀려나면 시드순위전을 통해 다음 시즌 출전권을 따내야 한다. 여기에 시드순위전에서 45위 이내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면 사실상 직장을 잃게 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되는 만큼 선수들은 60위를 사수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한다.
상금랭킹 60위 밖으로 밀려 다음 시즌 출전권을 잃게 될 위기에 놓인 한 선수는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과 에쓰오일 챔피언십에서 상금랭킹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아주 춥고 배고픈 겨울을 보내게 된다"며 "어떻게든 상금랭킹 60위 이내에 들어 따듯하고 행복한 겨울을 보내겠다. 삭막하고 우울한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시드순위전을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다"고 설명했다.
상금랭킹 50위권에 자리해 마음 졸이고 있는 선수들은 하루빨리 2억원을 돌파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현재 50위권 순위를 시즌 종료까지 지키겠다는 한 선수는 "지난해 시드순위전이 열리는 무안 컨트리클럽에서 눈물을 흘리며 살아남았는데 올해는 같은 아픔을 겪고 싶지 않다"며 "최근 샷과 퍼트감이 나쁘지 않은 만큼 자신 있게 쳐보려고 한다. 남은 대회에서 한 번 이상은 톱10에 들어 올 시즌을 기분 좋게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는 위메이드 대상포인트와 상금랭킹 등 주요 부문 타이틀 경쟁도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는 올 시즌 3승을 거둔 이예원, 임진희, 박지영이 꼽힌다.
지난해 생애 단 한 번밖에 받을 수 없는 신인상의 주인공 이예원은 올해 다관왕을 노리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시즌 4승째를 올리면 이예원은 남은 2개 대회 결과와 관계없이 상금왕을 확정하게 된다. 이번 대회 전까지 시즌 상금 1억2100만원을 기록 중인 이예원은 2위 박지영에게 3억5500만원 앞서 있다. 이뿐만 아니다. 위메이드 대상포인트와 평균 타수, 다승 부문에서도 1위에 이름을 올릴 확률이 커진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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