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리플도 두자릿수 상승… 비트코인 열풍, ‘코인 빙하’ 녹였다
비트코인 강세에 알트코인도 온기
“코인 시장 회복세 지속 어려울 것” 신중론도
비트코인 가격이 치솟으면서 오랜 기간 침체가 지속돼 온 코인 시장에도 점차 온기가 돌고 있다. 그동안 가격이 횡보하거나, 더딘 상승 흐름을 보였던 이더리움과 여러 알트코인들도 최근 며칠간 큰 폭으로 오르면서 비트코인의 강세를 따라가는 모양새다.
다만, 코인 시장의 전반적인 회복세가 지속될 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비트코인의 경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다른 코인들은 이렇다 할 호재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최근 이더리움과 알트코인들의 상승세는 일시적인 자금 순환 과정에 따른 것이라며, 오히려 비트코인 쏠림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 이더리움, 닷새 만에 14% 상승… 알트코인도 강세
25일 오후 3시 30분 현재 국내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인 업비트에서 이더리움은 전날보다 0.5% 오른 242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0일 212만원대에 거래됐던 이더리움은 최근 며칠간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닷새 만에 14% 넘게 상승했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에 이어 두 번째로 시가총액 규모가 큰 가상화폐다. 지난 6월부터 비트코인이 현물 ETF 출시에 대한 기대감으로 크게 오른 반면 이더리움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한 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그러나 최근 비트코인의 달러화 거래 가격이 3만4000달러를 넘어서는 등 오름폭이 커지자, 이더리움 역시 투자가 몰리며 상승 탄력이 붙고 있다.
알트코인 역시 최근 눈에 띄게 올랐다. 지난 18일 업비트에서 667원에 거래됐던 리플은 이날 현재 741원을 기록, 1주일 만에 11.1% 상승했다. 솔라나 코인은 같은 기간 3만원대 초반에서 4만2000원으로 30% 넘게 급등했다.
리플과 솔라나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증권성이 있다고 지목한 코인들이다. 지난 7월 미국 법원이 SEC와 리플의 증권성 관련 소송에서 리플의 손을 들어주면서 잠시 급등했지만, 이후 줄곧 약세를 보이다 최근 들어 다시 강하게 반등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비트코인의 강세로 가상자산 시장의 전체적인 투자 심리가 개선되면서 이더리움과 알트코인도 매수가 늘었다”고 말했다.
◇ 비트코인 따라 동반 상승… 강세 지속 여부는 물음표
그러나 가상자산 시장에 돌고 있는 온기가 오랜 기간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내년 초 비트코인 현물 ETF의 승인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다른 코인들도 동반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화폐들은 이렇다 할 호재가 없어 가격이 꺾일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신중론을 제시하는 전문가들은 현재 경제 여건을 고려할 때 가상자산 시장에 대규모 자금이 들어올 가능성이 작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한다.
최근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여전히 인플레이션 문제가 심각하다며, 추가 긴축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거듭 밝혔다. 내년에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자산 가격 하락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늘고 있다.
가상화폐는 대표적인 고위험 자산으로 꼽히기 때문에 금리 인하 등으로 시중에 돈이 풀릴 때는 크게 오르지만, 반대로 경기가 침체되거나 금리 인상 시기에는 가격이 꺾이는 경우가 많다. 이를 감안할 때 현물 ETF라는 대형 호재가 있는 비트코인 정도만 제외하고 대부분의 코인은 투자가 계속 유입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신중론을 펴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77만명의 X(구 트위터) 팔로워를 보유한 가상자산 분석가 벤자민 코웬은 이날 자신의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현재 가상자산 시장의 자금 흐름은 알트코인에서 비트코인으로 이동하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시장에 신규 자금이 유입되는 게 아니라, 기존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으로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비트코인과 달리 알트코인의 상승세는 장기간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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