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 성범죄자, 출소 후에도 지정된 시설로 거주지 제한

황희창 2023. 10. 25.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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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고위험 성범죄자에 대해 제한된 지정 시설에 거주하도록 하는 ‘한국형 제시카법’이 추진된다.

법무부는 고위험 성폭력범죄자의 거주지 제한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과 성폭력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마련해 오는 26일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법률 개정을 통해 고위험 성범죄자에 대해 거주지를 제한하고 성충동 약물치료를 확대해 고위험 성범죄자가 출소할 때마다 반복됐던 거주지 논란을 줄이고 국민을 성범죄로부터 더욱 두텁게 보호하기로 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4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고위험 성범죄자 거주지를 제한하는 이른바 ‘한국형 제시카법’ 입법 예고와 관련한 설명을 하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법무부는 고위험 성범죄자의 거주지를 관리할 수 있는 방법으로 각종 시설로부터 일정 거리 내 거주를 금지하거나, 특정 장소에서 거주하도록 지정하는 두 가지 방식을 두고 검토했다. 

당초 법무부는 유치원·학교 등 일정 시설로부터 거리 기준을 두어 거주제한을 적용하는 방식을 검토했으나, 국토가 좁고 수도권 인구밀집도가 높은 우리나라 현실상 몇몇 부작용이 우려됐다.

먼저, 미국의 사례와 같이 제시카법 도입 후 고위험 성범죄자들이 실질적으로 거주가 가능한 지역이 부족해 노숙자로 전락하게 돼 오히려 해당 지역의 재범 위험성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인구밀집도가 높은 수도권·도심 지역에 거주하는 고위험 성범죄자들을 그 외 지역으로 내몰게 되어 치안영역에서의 지역격차 문제도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법무부는 거주지 제한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고위험 성범죄자에 대한 국가의 관리를 강화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찾기 위해 깊이 있게 검토해 국가 등이 운영하는 시설로 거주지를 지정하는 방식으로 입법 방향을 정했다.

아울러, 고위험 성범죄자에 대한 성충동 약물치료를 확대해 비정상적 성충동에 의한 재범을 억제하고 안정적 사회복귀를 촉진할 수 있도록 했다.

적용 대상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반복적 성폭력범죄를 저지르는 등 재범 위험성이 높은 약탈적 성폭력범죄자(Sexual Predator)에 한정한다.

이에 따라 13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하거나 3회 이상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전자감독 대상자 중 부착 원인 범죄로 10년 이상의 선고형을 받은 고위험 성폭력범죄자를 거주지 제한 대상으로 했다.

출소 전 또는 전자감독 집행 중인 고위험 성범죄자에 대해 거주지 제한이 필요한 경우 검사의 청구로 법원이 전자장치 부착기간 내에서 기간을 정해 거주지 제한명령을 부과하도록 했다.

검사는 거주지 제한명령 청구를 위해 필요한 경우 보호관찰소의 장에게 고위험 성범죄자에 대한 조사를 요청할 수 있으며, 법원은 검사의 청구가 이유 있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거주지 제한명령을 부과하게 된다.

조사사항은 ▲범죄경력·동기·내용·수법 등 범죄 관련 사항 ▲피해자와의 관계, 피해자 연령·수 등 피해자 관련 사항 ▲재범의 위험성 ▲직업 및 경제력, 건강·가족사항 등 범죄자 관련 사항 ▲어린이집·유치원·학교 등과의 거리 등 거주지 주변 환경 ▲성충동 약물치료명령 부과 여부 등이다.

법원이 거주지 제한명령을 부과할 때에는 거주지를 국가·지방자치단체 등이 운영하는 시설로 지정하도록 해 고위험 성범죄자가 주거부정자로 전락하는 것을 막고 관리를 더욱 강화하도록 했다.

의정부 시민들이 지난해 10월 오후 경기도 의정부시청 앞 광장에서 아동 성범죄자 김근식 의정부 갱생시설 입소 철회를 요구하며 대규모 집회를 열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또한, 고위험 성범죄자의 재범위험성을 낮추고 지역주민의 불안감을 감소시킬 수 있도록 성충동 약물치료를 활성화하고 지도·감독도 강화한다.

성충동 약물치료는 성범죄를 저지른 성도착증 환자에게 약물을 투여해 과도한 성충동을 조절함으로써 비정상적 성충동이 성범죄로 이어지는 것을 막고, 성범죄자가 건전한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반복적 성범죄를 저지르는 고위험 성범죄자에 대해서는 성충동 약물치료가 반드시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많이 활용하지 않았다.

이에 현재 기소 단계에서 검사의 재량으로 돼 있는 성충동 약물치료 진단·청구를 고위험 성범죄자에 대해서는 의무적으로 하도록 해 성충동 약물치료를 적극 활용하도록 했다.

또 성충동 약물치료를 선고받지 않고 수형 중인 경우에도 거주지 제한명령 신청 전 보호관찰소장이 성충동 약물치료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동의 여부를 확인한 후 추가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거주지 제한명령 대상자의 재범방지를 위해 필요한 준수사항을 부과·추가하도록 조치하고, 1:1 전담보호관찰, 심리치료, 원호지원, 지역사회 협의체 구성, 멘토링 프로그램 등을 병행할 예정이다.

준수사항은 ▲야간, 아동·청소년의 통학시간 등 특정 시간대의 외출제한 ▲어린이 보호구역 등 특정지역·장소 출입금지 및 접근금지 ▲성충동 조절 치료를 받을 것 등이다.

법무부는 한국형 제시카법을 도입하면 고위험 성범죄자의 주거 부정으로 인한 범죄 기회가 줄고, 성적 이상 습벽에 의한 재범이 억제되어 지역사회가 성범죄로부터 더욱 두텁게 보호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입법예고 기간에 각계각층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최종 법률안을 마련한 뒤 입법절차를 거쳐 신속히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약탈적 고위험 성범죄자가 출소할 때마다 국민들이 얼마나 불안해했는지 잘 알고 있어 한국형 제시카법을 통해 국가가 이들을 더욱 강력하게 처벌하고 철저하게 관리하겠다”고 강조하고 “앞으로도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나겠다”고 밝혔다.

문의 :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 치료처우과(02-2110-3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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