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결국 국감에 나오지 않는 금융지주 회장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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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정감사는 맹탕, 그 자체다."
금융권의 한 인사는 종합감사만 남겨둔 올해 국감을 이렇게 평했다.
각 금융회사를 대표하는 금융지주 회장들이 국감 기간에 맞춰 국제기구의 연차총회와 해외 기업설명회(IR)을 이유로 참석이 어렵다고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도 금융지주 회장 중 한 명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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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통제 이슈 불구 금융지주 회장·은행장 증인 '0명'
비올때 우산 뺏는 금융권, 정작 위기 닥치자 '우산 지키기'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올해 국정감사는 맹탕, 그 자체다.”
금융권의 한 인사는 종합감사만 남겨둔 올해 국감을 이렇게 평했다. 올해 금융권 최대 화두는 단연 ‘내부통제’다. BNK경남은행 직원의 3000억원에 달하는 횡령 사건과 DGB대구은행의 고객 동의 없는 계좌 개설, KB국민은행 직원들의 미공개 정보 이용 사적 이득 취득 등 굵직한 금융권 사고가 터졌다.
마지막은 윤종규 KB금융 회장이었다. 그는 지난 17일 금융감독원 국감 도중 오는 27일 정무위의 금융부문 종합감사 증인으로 채택됐다. 내달 20일 퇴임을 앞둔 윤 회장만 부른 점에서 뒷말이 무성했지만, 오히려 가감 없는 의견을 청취할 절호의 기회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도 금융지주 회장 중 한 명일 뿐이었다. 해외IR 일정을 핑계로 불출석을 통보했다. 이로써 이번 국감에는 금융지주 회장들의 출석하지 않는다. 은행장 출석도 전무하다.
정무위의 안이한 행보도 맹탕 국감을 자초했다. 정무위는 금감원 국감에서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과 경남은행, 대구은행의 준법감시인을 불러세웠다. 하지만 이들을 상대로 제대로 된 질문을 한 위원은 없었다. 이에 백혜련 정무위원장은 “준법감시인들이 확신이 없으니까 질문이 없었던 것 같다”며 머쓱해했다.
이날 정무위원들은 종감 증인을 두고 언쟁을 벌였다. 김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대 금융지주사 대표들을 불러 마지막 국감에 (증인으로)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야당 간사인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과도한 증인 신청을 지적하며 “본 국감을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금융지주 회장들을 부르는 것은 목요일에 결정하면 된다”고 했다. 하지만 19일 정무위는 추가 증인 채택을 하지 않았다. 내부통제라는 금융권의 최대 이슈를 따질 권리를 정무위 스스로 포기한 순간이다.
금융권의 책임 회피와 국회의 어리숙한 행보가 조합된 결과물이 현재의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금융 소비자, 즉 국민들은 금융사들의 책임 있는 입장을 들을 권리를 빼앗겼다. 비 올 때 우산을 뺏는 금융권이 정작 위기가 닥쳤을 때 우산을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이 아이러니하다.
송주오 (juoh41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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