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토종 유산균으로 치매 위험 줄인다”

우유 등에서 알츠하이머 억제 기능 있는 항산화 유산균 확인
일반 치료제보다 안전성 높아 상품화 추진에 탄력 붙을 전망

우유 속에도 치매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성분이 들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상품화가 이뤄지면 관련 시장에서 소비자의 선택 폭이 넓어질 전망이다.

25일 농촌진흥청의 국립축산과학원은 최근 연구를 통해 우유에 들어 있는 항산화 유산균(락티카제이바실러스)이 알츠하이머의 대표 원인으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가 뇌 속에 쌓이는 것을 막아준다는 것을 밝혀냈다. 현재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기전과 원인은 정확하게 규정된 것이 없다. 다만 베타아밀로이드라는 작은 단백질이 지나치게 만들어져 쌓이면 유해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학원은 우선 우유에서 철과 이온 등 황산화 활성이 높은 유산균을 선발했다. 이어 경상국립대학교와 함께 실험동물에 이를 투입해 효능 파악에 나섰다. 실험용 쥐는 아무것도 먹이지 않은 집단과 알츠하이머 질환 치료제, 선발 유산균, 선발 유산균을 첨가해 만든 유제품을 각각 3개월간 격일로 먹인 집단으로 나눴다.

그 결과, 아무것도 먹이지 않은 집단에서는 뇌 조직에 베타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침착됐지만 선발 유산균과 이를 함유한 유제품을 먹인 집단에서는 플라크 침착이 크게 줄었다. 특히 선발 유산균을 고농도(1회당 100억 개)로 투입했을 때는 먹이지 않은 집단보다 플라크 침착이 최대 41.7%나 감소했다. 또 선발 유산균이 함유된 발효유와 치즈를 급여한 집단에서도 각각 31.9%와 36.2%가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했다.

임기순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장이 2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는 토종유산균 개발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과학원은 연구 과정에서 확인한 유산균에 대해 특허 출원을 끝냈다. 과학적인 성과가 밝혀진 만큼 치매 치료 관련 식품을 생산하는 업체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학계 등에서는 안전성 논란을 겪은 기존 해외 치료제와 달리 토종 유산균은 오랜 기간 먹어도 몸에 무리가 없다는 점에 주목한다. 임기순 원장은 “업체에 기술을 이전, 이른 시일 내에 상품화가 이뤄질 수 있게 하겠다며 “이번에 개발된 토종 유산균을 활용하면 국내산 치즈 등 유제품의 소비 확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