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쏙 빠지니 몸값 쑥… 날개 단 비만약 제조사

강민성 2023. 10. 25.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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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 큰 다이어트 약 품귀 현상
시총 합계 8996억달러로 '급증'
위고비. <사진:연합뉴스>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 <사진: 로이터통신>

다이어트 주사 '위고비'와 '마운자로' 인기가 치솟으면서 이들 제품을 만든 제약사의 몸값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위고비'를 만든 노보 노디스크와 '마운자로'를 만든 일라이 릴리는 당뇨 등 만성질환에 특화된 전통 제약사로, 혈당조절 호르몬인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의 체중감량 효과가 밝혀지면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마운자로'는 임상 3상 참가자 체중이 평균 29㎏ 줄어드는 결과를 내놨다.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는 다이어트 주사로 개발한 '마운자로'의 임상 3상 'SURMOUNT-3' 시험 결과를 공개했다.

다이어트 주사 마운자로는 지난 5월 당뇨치료제로 승인된 '티르제파타이드'가 주성분이다. 이 물질은 기존 당뇨 치료제인 세마글루타이드처럼 췌장의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는 GLP-1 호르몬을 흉내 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방식으로 뇌가 배부르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티르제파타이드 임상 3상은 과체중으로 인한 합병증은 있지만 당뇨병은 없는 과체중이나 비만인 사람 80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참가자 체중은 평균 109.5㎏로, 이들은 12주 동안 집중적인 식이요법과 운동, 상담 등 생활 습관 중재에 들어갔다. 이후 남아있는 참가자들 중 5% 이상의 체중 감량을 이룬 사람들에게 72주 동안 티르제파타이드와 위약을 무작위로 투여했고 티르제파타이드는 2.5㎎으로 시작해 조금씩 증가시켜 매주 1회 10㎎이나 15㎎을 투여했다. 그 결과 티르제파타이드를 투약한 참가자들은 연구 시작 후 84주까지 26.6%(29.2㎏)의 체중을 감량했다. 반면 위약을 투여한 비교군 참가자들은 평균 3.8%(4.1㎏)를 감량하는 데 그쳤다.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는 임상시험에서 주 1회 투여로 1년 만에 체중이 평균 1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심혈관 질환도 낮췄다는 보고도 나왔다. 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한 달 약값이 200만원에 달하는데도, 미국과 유럽에선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국내에는 물량 부족으로 시판도 되지 않은 상태다.

위고비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노보 노디스크는 올 상반기에 1년전보다 4.7배 급증한 120억8100만 덴마크 크로네(약 2조3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위고비는 단숨에 노보노디스크의 매출 기여도 2위 제품이 됐다.

일라이 릴리도 마운자로가 지난해 6월 출시되자마자 3분기에 시장 전망치인 8200만 달러를 2배 이상 뛰어넘은 1억8700만 달러(약 247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 마운자로는 15억4800만달러(약 2조689억원)의 글로벌 매출을 올리면서 자사 블록버스터 당뇨병 치료제 '자디앙'(12억4500만달러)을 추월하기도 했다.

마운자로와 위고비의 매출 급증에 기업가치도 폭풍 성장하고 있다. 25일 기준 일라이 릴리 시총은 5624억달러(약 759조5090억원), 노보 노디스크 시총은 3372억달러(455조4501억원)에 달한다. 합계는 8996억달러(약 1214조9098억원)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에는 백신사업부가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존슨앤존슨 등이 두각을 나타냈지만 최근에는 일라이릴리와 노보 노디스크가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을 추월한 상태다. 특히 노보 노디스크는 명품그룹 'LVMH'를 끌어내리고 유럽 최대 시가총액 기업(3372억달러·455조4501억원)으로 올라섰다. 일라이 릴리도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시총은 5624억달러(약 759조5090억원) 달한다.

한편 일라이릴리는 100년 전인 1923년 세계 처음으로 당뇨치료제인 인슐린 상용화에 성공한 기업으로, 자체 GLP-1 약물을 개발했다. 노보 노디스크도 당뇨치료제를 생산하는 전통 제약사로, 세계 인슐린 생산량의 50%를 점유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엔데믹으로 인해 코로나 백신·치료제 개발 기업의 매출은 감소하는 반면 비만치료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업계 시총 순위가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면서 "비만 치료제 시장이 커지면서 일라이릴리, 노보 노디스크 외 기업들도 새로운 기전·제형 변경 등을 통해 비만치료제 개발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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