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 못하는 기업 20만개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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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번 돈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한 기업수가 20만개 가까이에 이르며 전체 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 빚 의존도가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금리 상승 기조에서 기업의 수익성과 함께 재무건전성이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지난해 이자비용이 발생한 기업이 48만8천곳이었던 점을 고려해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수를 추정하면 무려 19만8천여곳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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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비금융 기업 92만곳 전수조사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42.3% ‘역대 최대’
지난해 번 돈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한 기업수가 20만개 가까이에 이르며 전체 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 빚 의존도가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금리 상승 기조에서 기업의 수익성과 함께 재무건전성이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22년 연간 기업경영 분석’을 보면, 지난해 전산업 평균 이자보상비율이 348.57%를 기록하며 전년(487.9%)보다 139.3%포인트 떨어졌다. 또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 비중은 42.3%로, 전년(40.5%) 대비 1.8%포인트 증가했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9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자보상비율은 한해 동안 지급한 이자비용 가운데 영업활동에서 창출한 수익(영업이익)의 비율로, 100% 미만은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한은의 기업경영 분석은 국세청 법인세 신고기업 가운데 비금융 영리기업 전체(2022년 96만206곳)의 재무제표를 이용해 이뤄진다. 이 가운데 지난해 이자비용이 발생한 기업이 48만8천곳이었던 점을 고려해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수를 추정하면 무려 19만8천여곳에 이른다. 반면에 이자보상비율이 500%를 넘는 우량 기업 비중은 2021년 34.2%에서 지난해 38.2%로 줄어 역대 최저 수준이다. 이성한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시중금리가 오르면서 기업의 이자가 증가한 가운데 금융비용 부담 능력이 좋은 기업은 더 좋아지고 나쁜 기업은 더 나빠지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기업 이자보상비율 하락은 재무구조가 전반적으로 취약해진 가운데 수익성이 떨어진 결과이다.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자기자본 대비 부채비율은 2021년 120.5%에서 지난해 122.3%로 높아졌다. 이는 지난 2015년(128.4%) 이후 7년 만의 최고치다. 총자본 대비 차입금의존도는 31.3%로, 전년 대비 1.1%포인트 상승하며 역시 201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성한 팀장은 “제조업 부채비율은 떨어졌으나 한국전력과 가스공사의 부채 급증 때문에 비제조업 중심으로 부채비율이 많이 상승했다”며 “두 공기업을 제외하면 전산업 부채비율은 2021년보다 소폭 떨어진 것으로 나온다”고 전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비용 원가가 오르면서 기업의 수익성 지표도 나빠졌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4.5%로, 전년 대비 1.1%포인트 하락했다. 세전순이익률(4.6%)도 같은 기간 1.9%포인트 떨어졌다. 수익성 악화는 주로 대기업에서 두드러졌다. 대기업의 영업이익률 하락폭은 1년 간 7%에서 5.2%로 하락했으나, 중소기업은 전년(3.5%)과 큰 차이는 없었다.
지난해 기업의 성장성을 나타내는 지표는 대체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전산업 매출은 전년 대비 15.1% 증가했다. 2021년(17.0%)보다 소폭 둔화한 증가율이지만, 한은 통계 편제 이후 세번째로 높다. 총자산증가율 역시 2021년 12.7%에서 지난해 9.7%로 낮아졌으나, 통계 편제 이후 두번째로 높은 증가율이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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