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슨 난 자리 뼈아픈 소노 김승기 감독 “웬만하면 DB 얘기하지 말라”
2023~2024시즌 프로농구 고양 소노는 서울 삼성,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함께 최약체로 분류된다. 전신인 고양 캐롯의 운영 주체인 데이원스포츠가 선수단에 제때 월급을 주지 않고, 프로농구연맹(KBL) 가입비 납부를 미루는 등 사상 초유의 재정난을 겪게 하면서 팀을 재정비할 시간을 충분히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핵심 전력이었던 디드릭 로슨과 재계약에 실패하며 원주 DB에 내어준 게 뼈아팠다.
김승기 소노 감독은 24일 서울 SK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웬만하면 DB 얘기는 꺼내지 말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로슨이 난 자리를 채우는 게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로슨은 지난 시즌 평균 18.7점으로 득점 순위 3위에 올랐다. 여기에 9.5리바운드(7위), 3.3어시스트(11위), 1.2스틸(9위), 1.1블록(2위)으로 공수 양면에서 팀을 이끌었다.
소노는 로슨의 공백을 메우려고 재로드 존스를 수원 KT에서 영입했다. 존스는 지난 시즌 18.1점(6위)을 올리며 KT의 공격 1옵션으로서 역할을 충분히 해줬다. 하지만 로슨에 비해 3점(2.4개·4위)에서 우위를 보일 뿐, 대부분 지표에서 뒤져 있다.
지난 22일 소노와의 원정 경기에서 전 소속팀에 비수를 꽂은 로슨의 활약은 김 감독을 더욱더 안타깝게 만들었다. 로슨은 당시 경기에서 23점, 10리바운드, 9어시스트로 트리플 더블급 기록을 올렸다.
김 감독은 “우리 팀이 정상이 아닌 상황에서 데려간 DB가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로슨이 고양 캐롯 시절 밀린 급여 두 달 치를 아직도 못 받고, 결국 DB행을 택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낸 것이다.
김 감독은 로슨과 함께 하는 농구에 적응된 선수들이 이제부터라도 각성해야 한다고 다그쳤다. 로슨은 득점력과 골밑 싸움은 물론 코너에 있는 선수들에게 양질의 패스를 뿌리는 능력이 탁월하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지금은 로슨이 아니라 존스랑 게임을 한다고 강조하고, 한 발 더 움직여서 패스를 받을 수 있게 하라고 주문하는데 잘 안 된다”고 말했다.
소노는 이날 SK와의 경기에서 뒷심 부족으로 79-90으로 지며 2연패에 빠졌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이렇게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로슨이 있다는 가정 아래 김민욱을 영입했는데 수비가 안 되고, 공격에서도 어려움이 따른다”고 패인을 짚었다.
로슨이 난 자리는 결국 KBL 대표 3점 슈터 전성현과 국가대표로 성장한 이정현이 채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소노는 29일 홈으로 울산 현대모비스를 불러들여 시즌 첫 승을 노린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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