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혁신위, 시작부터 ‘삐걱’…‘혁신 부진’ 우려에 혁신위원 인선부터 난항

조문희 기자 2023. 10. 2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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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5일 오전 여의도 당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구성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혁신위원으로 거론된 인사들이 잇달아 참여를 거부하면서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광주 방문을 예정하며 통합을 시사하고 있지만, 당내에선 현 체제상 ‘진짜 혁신’이 불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 위원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내일 혁신위원 발표가 가능하겠나’라는 기자들 질문에 “내일(26일) 오후”라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어젯밤 열두시까지 누구를 영입할 것인지 많이 고민했다”며 전문성, 다양성을 언급했다.

인 위원장 발언과 달리 혁신위원 인선은 녹록지 않은 분위기다.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인 위원장의 혁신위 참여 제안을 거부한 것이 한 예다. 김경율 회계사도 당 인사의 혁신위 영입 제안을 받았으나 거절했다. 혁신위의 ‘혁신 부진’ 우려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선 김기현 대표 교체 대신 꾸려진 혁신위의 출범 동기를 두고 불신 목소리가 높다. 이대로면 대통령실과 당 사이 ‘수직적 관계’가 변하지 않을 것이란 우려다. 천 위원장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저는 김기현 대표 시간벌기용 허수아비 혁신위원 같은 것은 전혀 할 생각이 없다”며 혁신위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MBC 라디오에서 “(인 위원장이) 다른 사람 다리를 긁을 게 아니라 대통령이 뭘 잘못하고 계신지를 긁으면 바로 관심받는다”고 꼬집었다. 과거 혁신위원장을 역임했던 최재형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국정운영 방식과 당정관계를 변화시키지 않고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과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당의 쇄신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며 윤 대통령의 변화 필요성을 지적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제 얼굴 자체가 좀 다르잖나. (이것은) 변화를 상징한다”면서 “당하고도 허심탄회하게 거침없이 대화할 것이고, 당 대표는 물론이고 기회가 주어지면 대통령과도 거침없이 이야기할 것”이라고 했지만 불신이 가라앉지는 않는 분위기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이날 국민의힘 당사로 인 위원장을 찾아온 사실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 수석은 ‘혁신위원 인선을 하루 앞둔 시점에 대통령실 관계자가 혁신위원장을 만나러 오면 용산 개입 의혹이 생기지 않겠나’라는 기자들 질문에 “그런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아 비공개 회의를 하자고 했다”며 “(위원 인선을) 몇 명 하는지, 누구를 하는지 전혀 모른다”고 선을 그었다. 이 수석은 “대통령실은 행정하고 정책 만드는 곳이지 당 운영과 관계가 없다”며 “대통령도 누누이 얘기했다. 공천 개입, 당 운영 개입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인 위원장 영입 과정에도 김한길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장이 영향을 줬단 의혹이 인 바 있다.

인 위원장의 혁신 방향도 아직 불투명하다. 그는 ‘당내 낙동강 하류 세력은 뒷전에 서야한다’는 전날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좀 더 다양성이 있어야 한다는 취지”라며 “농담도 못하나”라고 말했다. 발언을 두고 ‘영남권 물갈이론’ 해석이 나오자 한발 물러선 모습이다. 다만 인 위원장은 “다음주에 (혁신)위원들, 전문가들이 정해지면 5.18 (묘역)에도 모시고 갈 것”이라며 “그분들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좋은 정책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서진·통합 활동을 시사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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