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초등 학부모까지 새 대입제도 '열공'···교육부 첫 설명회 '북적'
첫 적용 중2부터 초등 학부모까지 100여명 참석
교육부 "입시업체 어설픈 추측에 불안 말라" 진화
일반고냐, 자사고냐···학부모들, 대입보다 '고입' 고민
상대평가 병기 배경·고교학점제 취지 훼손 우려 질문도
“아직 아이가 초등학생이지만 새 대입제도를 적용받게 되면 앞으로 사교육은 더 받는 게 좋을지, 고등학교는 어디를 보내는 게 좋을지 미리 준비해야 할 것 같아 왔어요.”
25일 오후 4시 대전광역시 유성구 유성호텔. 교육부가 처음으로 개최한 ‘2028학년도 대입 개편안 시안’ 학부모설명회를 찾은 초등학교 6학년 학부모 김 모(48) 씨는 “여러 입시 유튜브 영상도 봤지만 아직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워 교육부 담당자를 통해 정확한 설명을 듣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날을 시작으로 다음 달 10일까지 2028 대입제도 개편 시안에 대한 ‘찾아가는 학부모 정책설명회’를 개최한다. 설명회는 충청권(대전), 수도권(서울), 호남권(광주), 영남권(부산)에서 총 4회 열리며 교육부 담당 부서장이 직접 방문해 설명에 나선다. 새 개편안에 대한 학부모의 이해를 돕고 일각에서 제기되는 사교육 우려 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첫 번째로 열린 이날 설명회에는 100명가량의 학부모가 참석했다. 대전을 비롯해 인근 지역인 공주·청주·천안에서도 발길이 이어졌으며 대입 개편안을 가장 먼저 적용받는 중학교 2학년뿐 아니라 초등학교 학부모들도 찾을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앞서 교육부는 이달 10일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수학·탐구 선택과목을 폐지하고 고교 내신에서는 5등급제로 완화한 상대평가를 절대평가와 병기하는 것을 골자로 한 대입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편안은 현 중2 학생들이 치르게 될 2028학년도 대입부터 적용된다.
대입 개편안 발표 이후 교육계에서 개편안에 대한 엇갈린 해석이 나오자 학부모들은 혼란에 빠졌다. 서울 대치동과 목동 등 학원가를 중심으로 입시 업체들의 입시설명회가 줄을 잇고 불안 마케팅도 등장했다.
이날 교육부 설명회를 찾은 학부모들 역시 입시 업체나 유튜브 설명만으로는 궁금증이 해소되지 않고 혼란만 더욱 커져 설명회를 찾았다고 입을 모았다. 정성훈 교육부 인재선발제도과장 역시 설명회를 시작하며 “입시 유튜버, 학원 등의 어설픈 추측에 불안해 말라”고 설명했다.
대입 개편안에 대한 설명회였지만 ‘고입’이 고민인 학부모들이 많았다. 천안에서 온 중2 학부모 조 모(48) 씨는 “아이가 내년이면 고입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인데, 바뀐 대입 개편안하에서는 일반고를 가는 게 나을지, 특수목적고나 자율형사립고를 가는 게 좋을지 고민인 상황”이라며 “언뜻 듣기로는 내신 변별력이 약화된다고도 하고 고교학점제는 어떻게 되는 것인지도 궁금해 설명회를 찾았다”고 말했다. 대전에 거주하는 초등학교 4학년 학부모 김 모(43) 씨 역시 “아이가 어리지만 새 대입제도는 과연 어떤 내용인지, 고교 입학은 일반고로 해도 될지 미리 공부해야 할 것 같아 설명회를 찾았다”고 말했다.
설명 이후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도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기존 계획과 달리 전 학년 상대평가를 병기하게 된 배경과 고교학점제 취지 훼손 우려에 대한 질문들이 주를 이뤘다. 중2과 고1 자녀를 둔 학부모 백승진(47)씨는 “고교학점제 도입 당시 절대평가를 적용한다고 했는데 상대평가를 병기한다니 당혹스럽다"며 "아이들이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데, 이번 개편안이 적용되면 고교학점제 취지와 달리 특정 과목 쏠림 현상 때문에 고등학교에서는 대학이 원하는 과목은 편성조차 못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첫 적용을 받는 중1,2 학생들은 실험대상이 되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학부모 질문에 답하기 위해 참석한 손창완 연세대 입학처장은 “절대평가를 해서 성적 부풀리기가 발생하면 고교 교육 자체가 굉장히 붕괴될 수 있으며 대학 입장에서는 평가·선발이 어렵다”며 “특정과목 쏠림 현상도 본인이 원하는 학과와 전혀 관계없는 과목을 들을 경우 학종에서 좋은 평가 받기 어렵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방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입 개편안을 두고 ‘장외 여론전’도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진보 성향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날 오후 3시 30분 학부모 설명회가 열리는 유성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는 사교육비 폭증과 경쟁교육 고통의 심화가 명약관화한 안을 가지고 국민들 앞에 섰다”며 시안 폐지를 요구했다. 사걱세는 고교 내신과 수능 절대평가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반면 교육부는 이달 20일부터 22일까지 온라인으로 학부모 정책 모니터단 129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71.3%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고교 내신에 절대·상대평가를 병기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46.5%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내신 상대평가를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전환하는 것을 두고도 43.9%가 ‘동의한다’고 응답했다.
대전=신중섭 기자 jseop@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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