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위 종합감사, 여야 한목소리로 "의사 늘려야"

2023. 10. 25.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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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홍 "2025년 의대 정원 논의 중…사립대 의대 배제 안돼"

[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식약처 종합감사에서 여야는 의사 인력 확충 필요성을 강조하며 조규홍 복지부 장관에게 의대 정원 확대를 주문했다. 특히 여당에서도 '의사협회에 끌려가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은 25일 국정감사장에서 의대 정원 문제와 관련 "의협은 지난 2000년 의약분업 당시 감축했던 인원인 350명 수준을 마지노선으로 본다고 하는데 맞느냐"고 물었고, 조 장관은 "제가 그것에 대해서는 의견을 받은 바가 없고 보고받은 바 없다"고 부인했다.

서정숙 의원은 "우리나라가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OECD 평균 3.7명, 노르웨이 5.2명에 비해서 우리는 절반인 2.6명밖에 안 된다"며 "향후 의사 수 부족 관련 연구자료를 봤더니 보사연 자료로는 2035년 기준으로 2만7232명이 부족하고 2050년 기준으로는 KDI 발표에 따르면 2만2000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서정숙 의원은 "2000년 이전에 의대 정원은 3507명이었고, 2000년에 의약분업이 되면서 의료계가 총파업을 했고 당시 의료계와의 협상을 위해서 '의사 정원 10% 감축' 합의를 해서 2006년 총 3058명까지 감축한 인원으로 확정이 돼왔다"며 "2009년에는 장기복무 군의관을 양성하는 국방의학대학원 설립도 추진했고 의사 수도권 집중 해소를 위한 지방의대 정원 확대 등도 논의했지만 의료계 반발로 무산됐다"고 지난 논의 과정을 언급했다.

서정숙 의원은 "2018년 2월 서남의대 폐쇄 때도 서남의대 정원 49명을 기반으로 공공의대 설립 및 의사정원 확대 시도가 계속 있어 왔지만 그 또한 의료계 반발로 공공의대는 설립하더라도 증원은 없는 것으로 결론났다"며 "2020년 20대 국회 내내 증원 없는 공공의대 설립이 시도됐지만 그 또한 의료계 반발로 무산됐다. 2010년대 중반 이후 의대 부족론 등장으로 의대 정원 확대가 본격 논의 됐지만 10여 년간 계속 반발에 부딪힌 것"이라고 지적을 이어갔다.

국민의힘 최연숙 의원도 "2020년 의약분업 당시 의료계의 요구를 반영하면서 우리나라 의사 확보 수준이 그 당시에도 2006년 OECD 국가 중에서 최하위였는데도 351명을 줄였다"며 "만약에 이 351명을 줄이지 않았다면 6000명 정도 의사가 지금 배출이 됐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과거에 이런 정책을 했기 때문에 지금의 의료 불균형이라든지 필수의료 붕괴가 예측된 것"이라며 "이런 문제가 다시금 발생되지 않도록 꼭 신경을 써달라. 역사에 오점을 남기는 장관이 되면 안 된다"고 조 장관을 압박했다.

야당은 구체적으로 '최소 1100명 확대' 등 숫자를 거론하며 증원을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은 "지난 19일 정부가 발표한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필수의료 혁신전략'을 보면, 국민들이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으로 고통받고 있고 1분 1초가 급한 상황에서 환자들은 기다리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지적이 있다)"며 "핵심은 의사 부족"이라고 말했다.

서영석 의원은 "그동안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정책을 보면 2023년 1월 필수의료지원대책, 2월 소아의료체계 개선대책, 3월 응급의료기본계획, 7월 제2차 심리혈관질환관리 종합계획, 9월 소아의료보완대책 등 허구한 날 계획은 엄청나게 발표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얼마나 의대 증원 확대를 할 것인지 발표하는 줄 알고 환영는데 속 빈 강정이었다"고 비판했다.

서영석 의원은 "원칙만 되풀이하고 구체적 내용이 없다. 총선용 꼼수"라며 "의료뿐만 아니고 정책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결단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조 장관은 이에 "그래서 2025년 입학정원에 반영하겠다고 여러 번 말씀드렸고, 지금도 착실히 준비 중"이라고 답변했다.

조 장관은 서영석 의원이 "공공의대 설립, 지역의대 신설, 지역의사제를 포함한 충분한 의사증원 확대를 통해서 필수의료를 강화하고 공공의료를 확대하고 의료의 지역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세부 방안을 마련하는 데 있어서도 국민 의견을 잘 수렴하도록 하겠다"고 원론적으로만 답했다.

서영석 의원은 "문제는 사회적 합의가 가능한 의사정원 확대를 어느 정도 할 것이냐가 관건"이라며 "본 의원이 제안하고자 하는 것은 의료 일원화다. 단순히 의대 인력 확충에 그칠 것이 아니고, 이번 기회에 의사-한의사 일원화를 목표로 의대-한의대 통합도 선제적으로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서영석 의원은 구체적으로 "한의전 입학정원을 보니까 750명이더라. 우선적으로 의사 양성인력에 포함시키고, 지난 2020년에 민주당과 정부가 합의했던 공공의료 설립 추진 방안에 따라서 400명 증원을 했는데, 300명은 중증의료 필수분야에 의무적으로 종사할 지역의사로 하되 한의대·의대가 없는 지역에 우선 배분하자"며 "그래서 적어도 1150명을 확대해야 되지 않나"라고 했다.

조 장관은 "한의대·한의전 증원 750명은 별도로 논의해야 될 사안인데 그 논의 과정이 굉장히 복잡할 것"이라고 난색을 표하며 "지역의사제 300명과 의과학자 100명은 2020년도 400명 안에 들어가 있는 걸로 알고 있고, 그것을 참고해서 하고 있는데 '몇백 명' 이것도 중요하지만 수급 현황도 봐야 되고 각 의대의 수용 현황 등도 다 확인해서 2025년 입학정원에 반영하겠다"고 답변했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의대정원과 관련해서 특정 사립대인 성균관대, 울산대를 거론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사립대 의대 정원을 (확대) 배정할 계획인가?"라고 조 장관에게 물었다.

조 장관은 "저희는 국립이니 사립이니 그것을 (구분)하지 않고 있다"며 "소규모 의대 같은 경우는 지금 전체 40개 대학 중에서 50인 이하가 17개인데, 전문가들 얘기를 들어보면 교육을 더 효율적으로 하려면 최소한 80명 이상은 돼야 된다는 말씀을 하셔서 제가 보고드린 것을 아마 대통령께서 언급하신 것으로 안다. 특정(대학)을 밀어준다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강 의원은 그러나 "결국 그 말은 소수 사립대에 지원해 주겠다는 의미가 포함될 수 있어서 우려가 있는 것"이라며 "이번 의대정원 확대에 사립대 배정은 안 된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과거 사립대(의대) 신설 목적이 의료 취약지 대학병원 설립을 통한 지역의료 확충인데 그 역할을 전혀 하고 있지 않다"며 "대통령이 거론한 울산대는 울산이 아닌 서울아산병원만 주력했고 성균관대 역시 서울의 삼성의료원 몸집 키우기에 바빴다. 건국대도 충주가 아닌 서울에서, 동국대는 경주가 아닌 일산에서, 가톨릭 강동대는 강릉이 아닌 서울에서, 대전의 을지대도 주로 서울을지병원과 의정부을지병원에 집중돼 있다. 이렇듯 과거 30여 년 전 신설해 준 사립대병원들이 모두 수도권에 병원을 짓고 지역의료가 아닌 수익창출에 몰두하면서 수도권 쏠림 현상 원인을 제공했다"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그런데 또다시 정부가 사립대 정원을 확대하는 것은 같은 실패를 반복할 뿐"이라며 "사립대 민원 해결이 아닌가 심각한 우려가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조 장관은 이에 대해 "제가 민원 해결로 (정책을) 추진하겠느냐"고 발끈하며 "의대 확충이 지역 불균형을 심화했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고쳐야 되겠지만, 교육역량이 충분한 대학을 미리 사립대라고 배제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반대 의견을 밝혔다. 그는 "'사립대 배정 안 한다'는 것은 2020년 발표 때도 그런 원칙은 없었다"며 "저희가 특정 의대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서 이걸 하겠느냐"고 재강조했다.

조 장관은 민주당 정춘숙 의원이 "현재 의과대학 교원 수, 교육여건과 대학의 수용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가능한 추가 의대정원 규모는 어느 정도 되는지 파악을 했느냐"고 묻자 "현재는 제가 파악하고 있지는 않은데 그런 것들을 조사해야 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어서 할까 한다"고 답변했다.

정 의원은 "세계의학교육연맹이 조별실습, 종합교육을 위해 권장하고 있는 의대 정원이 80~100명"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우리 의대 정원과 비교해 보면 정원 규모가 641명에서 1152명 정도 사이라고 보는데, 지금 640명을 늘리는 건 미비하기 때문에 2025년도 의대정원은 1100명 이상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한 조 장관의 견해를 물었다.

조 장관은 "아직까지 저희가 계속 검토 중이기 때문에 특정적인 걸 말씀드리기(곤란하다)"고 즉답을 피했다.

민주당 전혜숙 의원은 "지방에 살고 있는 국민의 의료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공공의대 설립이 절대적"이라고 주장했다. 조 장관은 이에 대해 "지역 간 불균형 해소는 정말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도 "그런데 공공의대라고 하는 별도의 모델을 만들 것인지, 아니면 현재 국립의대를 모델 지역 의사를 양성할지는 충분히 논의가 필요하다"고 보류 입장을 밝혔다.

조 장관은 전 의원이 "문재인 케어가 포퓰리즘이라는 주장에 대해서 여전히 동의하느냐"고 물은 데 대해서는 "(문재인 케어는) 보장성 강화에 기여를 했다"면서도 "감사원 감사에서도 지적한 바와 같이 일부 관리나 손실보상 등이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전 의원이 보장성 확대나 국민 개인의료비 부담 경감 등 건보공단 자료를 제시하며 문재인 케어의 효과에 대해 강조했다.

한편 이날 종합감사를 앞두고 김필여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이사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김 이사장은 의류매장에서 옷을 절도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벌금 10만 원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이날 감사에 앞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김 이사장이 신상을 정리하지 않고 계속 직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상당히 유감"이라며 "감사가 끝나기 이전에 스스로 용퇴를 해달라"고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요구했고, 오 처장은 잠시 후 "지금 방금 김 이사장이 사퇴 의사를 밝혀왔다"고 감사장에서 밝혔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2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료를 보고 있다. 오른쪽은 이기일 차관. ⓒ연합뉴스

[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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