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2026년 LFP 배터리도 생산"···프리미엄 이어 중저가 시장까지 잡는다

서민우 기자 2023. 10. 25.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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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중국 업체가 장악한 중저가 전기차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시장 진출을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로 저가형 모델에 중국산 LFP 배터리를 채택하는 완성차 업체들이 늘자 중저가 시장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LG엔솔이 LFP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과 맞불을 놓기로 한 것은 현재의 프리미엄 제품만으로는 급변하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에 대응할 수 없다고 판단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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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
中업체 장악한 저가형 전기차 공략
원가혁신·북미공장 생산성 증대로
영업익 7312억원 전년比 40% 올라
업황 둔화 관측에 주가는 8.7% 급락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미시간 배터리 공장 전경. LG엔솔은 25일 전기차용 LFP 배터리를 2026년부터 생산하겠다고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사진 제공=LG에너지솔루션
[서울경제]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중국 업체가 장악한 중저가 전기차용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시장 진출을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로 저가형 모델에 중국산 LFP 배터리를 채택하는 완성차 업체들이 늘자 중저가 시장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LG엔솔은 배터리의 에너지밀도와 충전 속도를 높이는 등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 프리미엄부터 중저가 수요까지 모두 잡겠다는 포석이다.

이창실 LG엔솔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25일 올해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저가형 전기차(EV) 시장 대응을 위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파우치가 가진 셀 무게, 공간 활용률 등의 강점을 결합하고 셀 구조 개선과 공정 혁신 등을 추진해 LFP 배터리는 2026년, LMFP(리튬망간인산철) 배터리는 2027년에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NCM(니켈코발트망간) 기반의 삼원계 배터리가 주력인 LG엔솔이 LFP 배터리 생산 시점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엔솔이 LFP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과 맞불을 놓기로 한 것은 현재의 프리미엄 제품만으로는 급변하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에 대응할 수 없다고 판단해서다. CATL·비야디 등 중국 업체들이 주로 만드는 LFP 배터리는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완성차 업체들을 공략하고 있다. 에너지밀도가 낮아 주행거리가 짧은 단점을 가격 경쟁력으로 메우고 있는 것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응해 보급형 전기차 생산을 늘리는 것도 LFP 배터리 채택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순수 전기차(BEV) 중 LFP 배터리를 사용한 차량 비중은 40%까지 올랐다. 2018년 8%에서 4년 만에 점유율이 5배로 커진 것이다. 배터리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중국을 중심으로 LFP 배터리 점유율이 급증했지만 전기차의 대중화로 향후 미국에서도 보급이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하는 원통형 배터리.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애리조나 신규 생산 공장을 북미 지역 ‘46 시리즈(직경이 46㎜인 원통형 배터리)’의 핵심 생산 거점으로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사진 제공=LG에너지솔루션

LG엔솔은 이날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7312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40.1%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분기 역대 최대 규모다. 매출은 8조 2235억 원으로 같은 기간 7.5% 늘었다.

이 부사장은 “유럽 수요 약세, 일부 고객의 전기차 생산 조정, 상반기 메탈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매출이 전 분기 대비 약 6% 하락했다”며 “하지만 고수익 제품 중심의 판매 확대, GM 합작법인(JV) 1기 등 북미 신규 라인 생산성 증대, 비용 효율화 노력 등으로 영업이익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LG엔솔은 원가 혁신과 생산효율 극대화로 수익성을 높여 과감한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다. 올해 3분기까지 미국 GM 합작공장 신규 생산 증설 등에 7조 6000억 원을 투자한 데 이어 연말까지 10조 원(누적) 이상의 투자 집행을 계획하고 있다. 10월 기준 수주 잔액은 500조 원으로 2분기 말 대비 60조 원이 늘었다. 최근 일본 도요타와의 배터리 중장기 공급계약 등이 반영된 결과다.

다만 향후 전기차 업황이 밝지 못한 점은 LG엔솔에 부담 요인이다. 최근 GM·테슬라 등 완성차 기업들이 보수적인 전기차 생산 계획을 세우면서 올해 4분기부터 물량 조절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리튬·니켈 등 주요 광물 가격 하락으로 인한 래깅 효과(원재료 투입 시차 효과)도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관측에 LG엔솔 주가는 전날보다 8.7% 급락한 40만 9500원에 장을 마쳤다.

이 부사장도 “올 4분기에도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며 “2024년 매출 성장률도 올해만큼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엔솔은 근본적인 제품 경쟁력 강화 방안도 제시했다. 우선 프리미엄 제품인 하이니켈 NCMA의 경우 80% 중후반 정도였던 니켈 비중을 90% 이상까지 늘려 에너지밀도를 올리고 열 관리 솔루션 강화를 통해 안전성을 더욱 높이기로 했다. 미국 애리조나 신규 생산공장은 북미 지역 ‘46 시리즈(직경이 46㎜인 원통형 배터리)’의 핵심 생산 거점으로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서민우 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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