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부터 삐걱 '인요한 혁신위'…非尹 거절·탈당에 고심 깊어(종합)
"통합 이미지만 소구"…불신
친윤계 "비윤계 있어야 금상첨화"
내일 오후 혁신위 인선 발표 예정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국민의힘이 당 쇄신을 위해 발족할 ‘인요한 혁신위원회’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인사난에 직면한 모양새다. ‘통합과 변화’를 기치로 이준석계를 비롯한 비윤(非윤석열)계·비주류 끌어안기를 시도했으나 실패하면서다. 다만 당내에서도 중도층을 끌어당기기 위해선 비윤계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강하다.
국민의힘은 26일 오후를 목표로 혁신위 인선 구성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혁신위 규모는 최소 7명 정도로 예상된다. 당 핵심 관계자는 “혁신위 규모는 최소한으로 해달라는 의견을 (인 혁신위원장에게) 전했다”며 “7~9명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례에 따라 배준영 전략기획부총장이 혁신위 부위원장을 맡아 당 지도부와 혁신위의 다리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관건은 비윤계 인사의 참여에 달렸다. 다만 비윤계·비주류 인사들이 혁신위원 제의를 거절하거나 탈당하는 행보가 이어지면서 ‘통합 혁신위’에 제동이 걸렸다. 말뿐인 통합이 될뿐, 통합형 인사로만 당 쇄신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그 시작점이었다. 천 위원장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 라디오에 출연해 전날 받은 인 위원장의 제의를 거절한 것에 대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시간벌기용 허수아비 혁신위원은 할 생각이 전혀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 대표에게 ‘사퇴하라’고 할 정도의 혁신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혁신위가 그리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탈당도 이어졌다. 이준석 전 대표 시절 상근부대변인을 지낸 신인규 정당바로세우기(정바세) 대표는 이날 탈당을 선언했다. 신 대표는 이날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 직후 혁신위에 대해 “모든 것을 다 내려놓는데 개혁하면서 또 통합하겠다고 하니, ‘아이스 핫초코’ 같은 느낌”이라며 “인 위원장이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마누라·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말을 인용했는데 마누라와 자식을 지키는 그 자세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본다. 윤 대통령을 비롯해 당 지도부 모두가 본인 스스로 변화하고 희생할 각오를 보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기현 2기 지도부는) 산소호흡기를 붙여놓은 상태”라며 “혁신위원장이 할 게 없으면 나오는 말이 특권 내려놓기다. 그 말이 나오는 순간 끝났다고 보면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신당 창당에 대해선 “준비하고 있진 않지만, 배제하고 있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당의 혁신 정도에 따라 당 복귀를 결정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 위원장도 비윤계 인사 포용 여부에 대해선 함구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선이 언제 마무리되느냐’는 질의에 “시간을 달라. 다음 주면 제가”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어젯밤 열두시까지 누구 영입할 건지 고민을 많이 했다. 내일까지 끝내야 한다”고 했다.
당내 한 비윤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이들의 행보는 혁신위원이 돼도 들러리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되는 시나리오에 ‘비토’를 놓는 것”이라며 “단순히 통합 이미지만 소구될 것이란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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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총선을 앞두고 중도층을 끌어당기기 위해선 유승민계, 이준석계 인사 등 비윤계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강하다. 친윤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사실 누가 참여하느냐보다 어떻게 당을 바꿔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그래도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수렴하기 위해선 비윤계 인사가 함께하면 금상첨화일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까지 박은식 호남대안포럼 공동대표를 비롯해 ‘반민주노총 인사’로 알려진 김준용 국민노조 사무총장 등 원외 인사가 혁신위원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윤주경 의원과 한무경 의원 등 당내 인사들도 혁신위원 하마평에 올랐다.
반면 이 전 대표와 유 전 의원이 독자적인 행보를 걷는 것도 장기적으로 당에 도움이 될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당 관계자는 “두 사람의 신당 창당이 가능성이 적긴 하지만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상대적으로 중도표가 이쪽으로 빠진다면 더불어민주당의 표도 분산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이상원 (prize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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