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또 고개드는 '물샐틈없는 경계'라는 망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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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소형 목선이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34㎞나 남하할 때까지 우리 군이 '몰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NLL 이북에서 북한군 단속정들이 활동했기 때문이다.
선박주의보나 경계경보를 내리지 않은 건 발령 준비과정에서 어민 신고가 있었기 때문이란 게 군 설명이다.
우리 군도 이같은 실효성 없는 구호를 버리고, '최적화 된 경계작전'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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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북한 소형 목선이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34㎞나 남하할 때까지 우리 군이 ‘몰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 뚫렸다’는 이른바 경계실패 논란이 재현되는 모양새다.
군의 당시 작전은 24일 새벽 4시부터 시작됐다. NLL 이북에서 북한군 단속정들이 활동했기 때문이다. 탈북을 시도하는 목선을 추격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해군은 함정과 P-3 해상초계기를 NLL 인근에 투입했지만, 이를 찾지 못했다. 이후 육군 해안감시레이더가 새벽 5시 30분께 점 형태의 미상 표적이 속초 먼 바다로부터 연안으로 움직이는 것을 식별하고 이를 추적했다. 해당 목선의 속도가 느려 6시30분께 열영상장비(TOD)에도 포착됐다.
선박 형태임이 확인된 건 6시59분쯤이다. 군은 근접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7시3분 ‘표적 번호’를 부여하고 해당 표적에 접근했다. 이 과정에서 주변을 지나던 민간 선박이 7시10분 해양경찰에 신고하면서 목선임이 확인됐다.
동해 NLL 길이는 400㎞가 넘는다. 파고 1m에 야간 상황이었다. 수많은 부유물과 쓰레기들 속에서 금속도 아닌 7.5m 남짓의 나무배를 찾기란 말 그대로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다. 레이더에 탐지된 수백개 표적을 식별해 특이점 여부를 판단하는 건 상당 시간이 걸린다. 선박주의보나 경계경보를 내리지 않은 건 발령 준비과정에서 어민 신고가 있었기 때문이란 게 군 설명이다. 민·군·경 통합방위 형태로 작전이 이뤄진 것이다.
군 작전은 한정적 자원으로 실제 위협이 되는 표적에 집중해 대응하는 것이다. 이번 일을 경계실패로 치부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250㎞의 휴전선을 완벽하게 경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3면으로 둘러싸인 바다나 드넓은 하늘은 말할 것도 없다. ‘철통같은 방어’, ‘물샐틈없는 경계’는 은유적 표현이지 바람직하지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다. 우리 군도 이같은 실효성 없는 구호를 버리고, ‘최적화 된 경계작전’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김관용 (kky144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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