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보훈장관이 역사 쿠데타 동조"… 박민식 "홍범도 예우 최선 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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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홍범도 장군 순국 80주기 추모식에서 흉상 이전을 둘러싼 이념 논쟁이 소환됐다.
홍범도 기념사업회 이사장인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훈부 장관이 역사 쿠데타에 동조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하자,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홍 장군에 대한 예우에 최선을 다해왔다"고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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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홍범도 장군 순국 80주기 추모식에서 흉상 이전을 둘러싼 이념 논쟁이 소환됐다. 홍범도 기념사업회 이사장인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훈부 장관이 역사 쿠데타에 동조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하자,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홍 장군에 대한 예우에 최선을 다해왔다"고 응수했다.
행사 시작 전까지 두 사람은 웃으며 악수를 나눴다. 10여 초간 악수를 하면서 박 장관은 "저녁에 한번 보자. 드릴 말씀도 많다"고 했다.
그때까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급변시킨 것은 우 의원의 추념사였다. 우 의원은 "이 자리에 독립유공자의 예우를 책임지고 있는 박민식 장관이 함께해 행사에 큰 의미가 더해졌다"면서도 "흉상 철거 논란에 보훈부의 수장인 장관께서 동조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박 장관이 지난 13일 국정감사에서 흉상의 '적재적소 배치'를 언급하면서 '안중근 의사 동상을 일본 대사관 앞에 설치하면 맞는 거냐'고 비유한 것을 두고선 "귀를 의심했다"고 비판했다.
홍 장군의 이중서훈 논란도 거론했다. 우 의원은 "상훈법은 동일한 인물이 같은 업적으로 훈장을 중복 수여하는 것을 막는 것이지, 다른 업적에 대해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유관순 열사도 같은 경우인데, 홍 장군의 이중서훈 논란이 이념적 접근이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 장군은 1962년 만주 항일 무장투쟁의 공적을 인정받아 대통령장을 받은 뒤 유해가 봉환됐던 2021년 '고려인의 민족정체성 형성 및 한-카자흐스탄 우호 증진' 공적으로 최고 등급인 대한민국장을 받았다. 보훈부는 독립유공자가 독립운동과 무관한 사유로 추가 서훈이 이뤄진 것은 문제라고 판단해 적절한 조치를 검토 중이다.
박 장관은 보훈부의 본분인 예우 면에서는 홍 장군에게 소홀함이 없었음을 강조했다. 박 장관은 추모사에서 "홍 장군과 같은 독립유공자를 최고로 예우하는 것은 보훈부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며 "이 부분은 국민들이 확실히 믿으셔도 된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홍 장군을 포함한 무호적 독립유공자 156명에게 독립기념관에 호적을 창설한 점을 거론하며 "홍 장군을 최고로 예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홍 장군 흉상 이전 등으로 촉발된 이념 논쟁을 의식한 듯 "홍 장군의 공적과 역사적 위상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만큼 앞으로의 예우에도 티끌만큼의 소홀함도 없을 것"이라며 "일류보훈 실현에 치우침이나 쏠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야당은 전날 홍 장군 등의 육사 내 독립운동가 흉상 이전을 막기 위한 결의안을 발의했다. 민주당, 정의당, 기본소득당, 진보당과 무소속 의원 181명이 참여한 결의안에는 육사 내 독립유공자 흉상 및 독립전쟁 영웅실 철거 백지화를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우 의원은 "흉상 철거는 헌법정신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오늘 이 자리를 계기로 보훈부에서 육사 흉상 이전 백지화 등에 앞장서 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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