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꿔쓰자!과학용어] ②관상동맥→심장동맥...의료 부문 신체기관명

문세영 기자 2023. 10. 25.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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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uperia/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편집자주] 과학, 기술, 의학 분야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용어들이 쏟아져나오는가 하면 처음 통용되기 시작할 때 의미 전달을 고려하지 않고 만들어진 용어들이 많습니다. 지금까지는 전문용어라고 애써 회피해도 사는 데 크게 문제가 없었지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지진·기상 재해, 후쿠시마 오염수, 최첨단 기술 등장 등이 우리 삶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용어들은 선뜻 이해하기엔 여전히 어렵고 일부는 잘못 사용되거나, 오해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동아사이언스는 우리 삶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분야에서 이처럼 전환이 필요한 용어들을 선별해 대체할 수 있는 용어를 제안하는 기획을 진행합니다. 전문가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대한의사협회, 대한화학회, 한국기상학회, 대한방사선방어학회, 차세대한국과학기술한림원(YKAST)이 이번 기획에 도움을 줬습니다. 제시되는 대체 용어가 완벽할 수는 없지만 용어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작업이 어떤 의미가 있을 수 있는지 살펴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지난 1회(①협심증→가슴통증...의료 부문 질환명)에서 의학 부문 ‘질환명’을 살핀 데 이어, 이번 회에는 ‘신체기관명’을 살펴본다. 우리에게 친숙한 신체기관인 심장, 폐, 간 등은 한자어지만 이미 사람들에게 익숙한 단어인 만큼 교체의 필요성이 높지 않다. 반면 관상동맥, 대뇌피질처럼 선뜻 어느 부위인지 알기 어려운 신체기관명은 좀 더 이해하기 쉬운 용어로 교체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6. 관상동맥→심장동맥

'coronary artery'의 한글 표기로 관상동맥이라는 용어가 쓰이고 있다. 관상은 ‘관처럼 생긴 모양’을 칭하고, 동맥은 심장에서 신체 각 부분으로 피를 보내는 혈관을 의미한다. 관상동맥은 동맥이 심장을 관 모양으로 둘러싸고 있다는 데서 붙은 이름이다. 대한의사협회가 발간하는 ‘의학용어집 제6판’에서는 관상동맥의 동의어로 ‘심장동맥’을 제안하고 있다. 일반인에게 심장동맥이 좀 더 직관적이면서 쉬운 표현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용어를 사용할 것이 권장된다. 

7. 대뇌피질→대뇌겉질

대뇌피질은 대뇌 표면에 있는 신경세포들의 집합이다. 피질은 장기의 바깥층을 의미하는 용어로, ‘겉’이라는 우리에게 익숙한 고유어를 사용해 ‘대뇌겉질’로 사용하는 것이 보다 의미를 파악하기에 수월하다. 의학용어집에서도 대뇌겉질을 대뇌피질의 동의어로 제시하고 있다. 좀 더 쉬운 표현으로는 ‘대뇌바깥층’이라는 표현 또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8. 전두엽→이마엽 

전두엽은 대뇌의 앞부분으로, 대뇌의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부분이다. 기억력, 사고력, 추리력, 감정 등을 관장하고 움직임을 조절하는 역할도 한다. ‘전두’는 머리의 앞쪽을 의미하는 것으로, 전두엽 대신 이마엽으로 표현하면 좀 더 쉽게 대뇌의 앞부분을 의미한다고 인지할 수 있다. 의학용어집은 전두엽의 동의어로 이마엽을 제시하고 있다. 같은 원리로, 대뇌의 뒷부분인 후두엽은 ‘뒤통수엽’, 대뇌 양쪽에 위치한 측두엽은 ‘관자엽’으로 표현할 수 있다. 

9. 전립선→전립샘 

전립선은 남성생식기관인 요도가 시작되는 부위를 둥글게 둘러싼 부위다. 전립선의 ‘선(腺)’은 몸속에서 분비 작용을 하는 기관으로, 금이나 줄을 의미하는 ‘선(線)’으로 인지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물이 솟아나는 곳을 의미하는 ‘샘’을 대신 사용하는 것이 뜻을 오해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의학용어집은 전립선의 동의어로 전립샘을 제시하고 있는데 한자어인 ‘선’ 대신 고유어인 ‘샘’을 사용할 것이 권장된다. 같은 원리로 갑상선은 ‘갑상샘’, 내분비선은 ‘내분비샘’으로 순화해 사용하는 편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10. 자궁경부→자궁목 

자궁 아래 좁아지는 부분을 자궁경부라고 한다. 머리와 몸통 사이의 잘록한 신체부위를 목이라고 부르는 만큼, ‘자궁목’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 자궁의 잘록해지는 부위로 인지하기 쉽다. 의학용어집은 자궁경부의 동의어로 자궁목을 제안하고 있으며, 이처럼 용어를 변경하면 여성 생식기계의 형태를 이해하기도 한결 쉬워진다. 

  ※ 이 기사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재원으로 운영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성과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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