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안지구에도 이어지는 이스라엘 공격···서안지구 전면전 우려 커져
난민캠프 등 하마스 조직원·민병대원 겨냥
젊은 층서 무장봉기 지지...전쟁 촉발 우려
하마스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는 물론 요르단강 서안지구로 공격 범위를 넓히면서 팔레스타인 피해가 커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간)까지 서안지구 사망자는 100명을 넘어섰다. 이스라엘군은 서안지구 난민캠프에 숨어있는 하마스 조직원을 색출하겠다며 작전을 펼치고 있지만,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자가 늘어나면서 서안지구에서도 전면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팔레스타인 국영 와파(WAFA)통신·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 이후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으로 서안지구에서만 103명이 사망하고 1200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사망자 중에는 10대도 상당수 포함됐다. 이날 오전 사망한 함자 사헬 타하(19)는 서안지구 북서부 도시 칼릴랴에서 이스라엘군에 사살됐다. 또다른 19세 소년 역시 난민 캠프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가 결국 이날 오전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전날엔 이스라엘군이 서안지구 북부 도시 제닌에도 대규모 공습을 가해 최소 3명의 팔레스타인 청년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서안지구 주민 만수르(56)는 가디언에 “이스라엘 군이 지난 20일 갑자기 아크바트 자베르 난민 캠프에 들이닥쳐 총을 쐈고, 17살 팔레스타인 소년이 목숨을 잃었다”면서 “내 조카들도 부상을 당해 베들레헴 병원으로 데리고 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7일 이후 이스라엘군이 매일 서안지구 마을을 습격하고 있다”며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에 복수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아크바트 자베르 캠프처럼 현재 서안지구에는 이스라엘에 터전을 빼앗겨 난민이 된 팔레스타인들이 모여사는 난민 캠프가 19곳 존재한다. 좁은 골목이 미로처럼 펼쳐지는 난민 캠프는 빈민가로 전락한 지 오래다. 하마스 무장조직원이나 팔레스타인 민병대원들이 난민 캠프에 숨어들면서, 이곳은 무장 저항의 중심지로 자리잡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서안지구의 하마스 조직원과 민병대원들을 겨냥한 작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서안지구 제닌 난민캠프에 있는 알 안사르 모스크에 공습을 가했다. 이스라엘군이 전투기로 서안을 공격한 것은 20년 만에 처음이었다. 이스라엘군은 무장단체 대원들이 테러 공격을 계획하기 위해 이 모스크의 지하공간을 일종의 지휘소로 이용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서안지구에서도 전면전이 일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스라엘의 탄압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무능함을 경험한 젊은층 상당수가 무장봉기를 지지하고 있는 점도 서안지구 전면전의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서안지구의 19살 주민은 가디언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마치 이스라엘 정부처럼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대하고 있다”며 “우리 세대는 끝없는 이스라엘의 점령에 희망을 잃었고, 민병대가 답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라말라 팔레스타인 국가위원회의 잘랄 자코트 의원은 “조만간 서안지구에서도 (전쟁) 상황이 촉발될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서안지구와 가자지구를 분할하려고 시도했지만 우리는 모두 팔레스타인 사람들이다. 가자지구에서 일어나는 일은 결국 이곳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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