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무대' 밟는 KBO 역수출 신화, PHI 핵심타자도 인정... "켈리가 6차전 진짜 잘 던졌다"
PHI 하퍼, "켈리가 6차전 진짜 잘 던졌다"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내 생각에는 메릴 켈리(35)가 6차전에서 너무 잘 던졌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2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2023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7차전에서 4-2로 승리하며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22년 만에 월드시리즈 진출이다. 애리조나는 'BK' 김병현(44)이 있던 2001년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은 것이 마지막이다. 그 이후로 단 한 번도 월드시리즈 진출을 이뤄내지 못했다.
이번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는 마지막 7차전까지 치르며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다. 1차전과 2차전에서 필라델피아가 승리한 뒤 애리조나가 3차전과 4차전을 잡으며 시리즈 타이를 이뤘다.
운명의 5차전에서 필라델피아가 승리하며 월드시리즈 진출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애리조나는 1패만 더 기록하면 월드시리즈 진출이 문턱에서 좌절될 수 있었다.
벼랑 끝에 선 애리조나는 6차전 선발로 KBO리그 출신 메릴 켈리를 마운드에 올렸다. 켈리는 어깨가 무거운 상황에서도 침착한 피칭을 이어갔다. 1회와 2회 볼넷 3개를 내주며 흔들렸지만, 최소한의 실점(1실점)으로 막아냈다.
3회를 기점으로 좋은 투구 컨디션을 되찾은 켈리는 4회와 5회를 모두 삼자범퇴로 마치며 승리 투수 요건을 충족했다. 5회를 마지막으로 켈리는 라이언 톰슨에게 배턴을 넘겼다.
애리조나 토레이 로불로 감독이 5회를 마무리하고 내려오는 켈리에게 그만 던지라는 이야기를 건네자 켈리는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켈리는 불펜 투수진이 필라델피아 타선을 무실점으로 잠재우며 승리를 챙겼다.
켈리의 메이저리그 커리어 첫 챔피언십시리즈 승리였다. 켈리의 호투로 애리조나는 7차전으로 승부를 끌고 갔고, 결국 7차전에서 4-2 승리를 완성하며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애리조나의 투수진은 5차전까지 홈런 10개를 터트린 필라델피아 타선을 6차전과 7차전에 1개로 틀어막았다. 켈리가 나선 6차전에선 단 1개의 홈런도 허용하지 않았다.
트레이 터너와 브라이스 하퍼는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한 필라델피아 최고의 '듀오'였다. 그러나 터너와 하퍼는 2경기에서 각각 8타수 무안타, 7타수 무안타로 모두 잠잠했다.
경기가 끝난 뒤 필라델피아 중심 타자 브라이스 하퍼는 25일 '필리스 네이션(Phillies Nation)'과 인터뷰에서 "내 생각에 메릴 켈리가 어제(24일) 정말 공을 잘 던졌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터너 역시 "애리조나 투수들은 좋은 투구를 만들었고, 나는 내가 할 일을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내가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했고, 내 자신을 나쁜 카운트에 빠뜨렸다"고 덧붙였다.
이제 꿈의 무대를 밟는 켈리다. KBO부터 WBC 대표팀, 그리고 월드시리즈까지. KBO 역수출 신화는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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