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 'ABL111' 임상 1상 중간결과 발표
3중 병용요법 1차 치료제 등 후속임상돌입 계획
이중항체 항암제 개발기업 에이비엘바이오가 25일 온라인 기업설명회를 열고 현지시각 20~24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2023 유럽종양학회(ESMO 2023)'에서 베스트 포스터 어워드를 받은 신약 후보 물질 'ABL111'의 임상 1상 중간 데이터를 발표했다.
ABL111은 에이비엘바이오가 나스닥 상장사 아이맵과 공동 개발하는 이중항체 파이프라인이다. 4-1BB 기반의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T'를 적용해 위암 및 췌장암 핵심 표적 인자로 알려진 클라우딘(Claudin)18.2와 면역세포 활성화를 유도하는 4-1BB를 한 번에 타깃한다.
이중항체 치료제는 하나의 항체로 두 개의 항원에 동시 결합하는 방식으로 질환을 치료하는 바이오의약품이다. 한 번에 두 개의 항원과 상호 작용하며 단일 항체보다 치료효과가 높아 최근 신약개발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루츠 애널리시스에 따르면 이중항체 의약품 시장 규모는 올해 56억 달러(약 7조5000억원)로 예측되며 2035년까지 연평균 9.5%의 성장률을 거둘 전망이다.
이날 에이비엘바이오는 ABL111이 미국과 중국에서 진행 중인 임상 1상 중간결과에서 경쟁약 '졸베툭시맙'과 비교해 유효성과 안정성 측면에서 우수한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졸베툭시맙은 아스텔라스가 개발한 클라우딘18.2 타깃 단일 항체 의약품으로 최근 진행한 임상 3상에서 효능을 검증받고 현재 미국, 유럽 등에서 1차 치료제로 승인 심사를 받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에 따르면 ABL111(클라우딘18.2 발현도 1% 이상)은 단독요법에서 치료효과를 나타내는 객관적 반응률(ORR)과 임상적 이점 비율(CBR)이 각각 24%, 41%로 졸베툭시맙(클라우딘18.2 발현도 70% 이상)보다 10%포인트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ABL111은 항암제 치료에서 주로 나타나는 오심, 구토, 피로와 관련한 3등급 이상의 심각한 부작용 발생률은 모두 0%대로 나왔다. 반면 졸베툭시맙은 각 부문에서 8%, 12%, 2%의 부작용 발생률을 보고한 바 있다. 또 4-1BB 항체 치료제에서 주로 나타나던 간독성 문제가 낮게 확인되며 '그랩바디-T' 플랫폼의 안정성을 검증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특히 에이비엘바이오는 ABL111이 클라우딘18.2 고발현군에게만 효능이 큰 졸베툭시맙과 달리 저·중·고발현 환자 모두에게 치료 효과가 나타난 점을 강조했다. ABL111은 임상 1상에서 클라우딘18.2 발현도 11% 이상 위식도선암종(GEC) 환자 17명 중 4명에게 암 조직 크기가 30% 이상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졸베툭시맙은 저발현군에서 부분관해를 1명도 확인하지 못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최근 사람상피세포증식인자수용체(HER)2 저발현 환자에게 치료효과를 확인한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가 고발현 환자에게만 효능이 있던 오리지널약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트주밥)'을 대체한 사례를 인용하며 ABL111이 출시 후 졸베툭시맙의 시장 지위를 금방 따라잡을 것으로 자신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향후 ABL111과 항암화학치료제, PD-(L)1 치료제를 함께 투약하는 3중 병용 요법을 통한 1차 치료제, ABL111 단독요법 방식의 3차 치료제 개발을 위한 후속 임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ABL111은 졸베툭시맙과 달리 클라우딘18.2 저, 중, 고발현 환자에게 모두 효능이 나타났다. 엔허투가 오리지널약인 허셉틴을 제치고 유방암 시장에서 성공한 요인과 같다"며 "ESMO에서 발표한 데이터에서 ABL111은 졸베툭시맙보다 안정성과 효능성에서 우월한 결과를 보였고, 앞으로 1차 치료제는 병용요법, 3차치료제는 단독요법으로 후속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에이비엘바이오는 클라우딘18.2 외 B7-H4, HER2 등의 항체를 타깃으로 한 7개 이중항체 임상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사노피, 유한양행 등과 기술이전 계약이나 공동 연구 파트너십을 맺고 이들 파이프라인에 대한 15개 글로벌 임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에이비엘바이오가 기술이전으로 체결한 계약금은 누적 19억 달러(2조5000억원), 현재까지 마일스톤 달성에 따라 수취한 단계별 기술료는 1억4500만달러(약 2000억원)다.
김윤화 (kyh9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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