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물 분해부터 버스 충전까지…제주 그린수소 생산·충전시설을 가다
제주 그린수소 생산설비 투어 진행
포럼 연사·일반인 함께 시설 방문
[헤럴드경제(제주)=박상현 기자] “삐이- 삐이-.”
25일 오전 제주 함덕 그린수소충전소. 거대한 주황색 철제튜브를 실은 트레일러가 경고음을 내며 충전소 안으로 들어섰다. 수소가 가득 찬 튜브 뭉치를 내려놓은 트레일러는 이내 빈 튜브 뭉치를 다시 싣고 왔던 길로 되돌아갔다.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제주 행원 그린수소 생산시설에서 온 수소들이라고 현장에 있던 제주도청 관계자는 설명했다. 트레일러에 실린 철제튜브 뭉치 겉엔 ‘위험 고압가스’ ‘고순도 수소’ 등 문구가 적혀 있었다.
제주도청은 이날 오전부터 ‘그린수소 글로벌 포럼’ 참석자들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그린수소 사이트 투어’ 행사를 진행했다. 지난 23일부터 시작된 포럼 마지막 날 열린 이번 투어는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추출하고 압축, 저장하는 행원 그린수소 생산시설과 제주에서 시범 운행을 시작한 수소버스 등을 충전하는 함덕 수소충전소 방문으로 이뤄졌다.
포럼기간 청정수소 관련 기술·장비 전시와 세션이 열렸던 제주 국제컨벤션센터(ICC 제주)에서 소형 버스를 통해 북쪽으로 약 1시간30분을 달리자 부지 1500평 규모의 구좌읍 행원리 그린수소 생산시설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린 투어 참가자들을 반겨준 것은 트레일러를 기다리고 있는 3개의 수소 철제튜브 뭉치였다.
수소 연료를 추출하기 위해 물을 전기분해하는 ‘PEM·ALK 수전해 시스템’과 생산된 수소를 압축하는 ‘PCS 시스템’설비도 단지 내에 있다.
행원 그린수소 생산시설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그레이수소’가 아닌 100% 신재생에너지로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 연료를 얻어 전력을 생산한다. 이러한 ‘그린수소’를 이용한 버스 운행은 국내에서 사실상 제주도가 최초다.
행원 시설에서 생산된 수소는 함덕리의 수소충전소로 가게 된다. 현대자동차의 ‘넥쏘’와 같은 수소차나 제주도가 시범 운행 중인 수소버스 등은 이곳에서 수소를 충전할 수 있다. 현재는 시범 운영 중으로, 별도의 충전 단가가 책정돼 있지 않지만 11월부터는 협의 후 구체적인 가격을 설정할 예정이다.
또한 함덕 그린수소충전소에는 수소버스 외에도 전기차 충전설비도 갖추고 있어 여러 대의 전기버스 역시 주차돼 있었다. 함덕 충전소에서 투어를 담당한 한국가스기술공사 관계자는 ‘버스 운전자들은 전기와 수소 중 어느 것을 더 선호하느냐’는 참가자의 질문에 “수시로 충전을 해야 하는 전기버스보다 한 번 충전으로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수소버스에 대한 선호가 더 많다”고 답했다.
이 같은 그린수소 설비는 설치까지 지역주민의 ‘반발’에 부딪히기도 했다. 이는 대부분 ‘수소는 위험하다’라는 인식에 기반을 둔 것이었다. 행원 생산시설의 경우 인근에 ‘광어양식장’이 있는데 공사 전 양식장 측에서 불안 등 우려를 제기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속적인 협의와 두꺼운 방호벽 설치로 행원의 생산시설은 무사히 가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는 함덕의 그린수소충전소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지역주민 사이에선 “수소폭탄이 온다”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반대가 심했지만 지자체의 지속적인 협조 요청과 협의로 결국 충전소가 들어올 수 있게 됐다.
제주도는 지난달 4일 전국 최초로 그린수소 버스 시범 운영에 나서며 민선 8기 제주도정의 핵심 정책 중 하나인 글로벌 그린수소 허브 구축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당시 행원 생산시설과 함덕 충전소를 방문해 지역주민과 수소 생산 과정과 버스 충전 과정을 살피기도 했다.
오 지사는 그러면서 “지난해 취임 후 글로벌 그린수소 허브 구축목표를 발표했을 때 많은 분이 ‘글쎄요’라면서 물음표를 달았지만 우리는 비전을 새롭게 정하고 지금까지 달려왔다”며 “그린수소 생산으로 재생에너지 발전비율은 비약적으로 높아지는 계기를 마련한 만큼 에너지 전체를 그린수소와 재생에너지로 만들어 나가는 ‘탄소 제로’ 시대를 제주도가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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