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공략 나선 우리은행, '순이익 25% 벌겠다'

강지수 2023. 10. 2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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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15% 수준, 2030년 목표 25%로 설정
인도네시아·베트남·캄보디아 등 집중 투자
내년 동남아 3대 법인에 5억달러 증자 검토

우리은행이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당기순이익 비중 25%'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내년에는 성장속도가 가장 빠른 동남아 3대 법인에 5억 달러(약 6730억원)를 증자하는 등 집중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언급했다. 

우리은행은 25일 우리은행 본점에서 '아시아 No.1 글로벌 금융사 도약을 위한 선택과 집중'이라는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글로벌전략을 설명했다.

'고속 성장' 동남아 3개 법인 집중 투자

우리은행은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당기순이익 비중을 25%로 확대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지난해 우리은행의 전체 순이익에서 글로벌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15.4% 수준이다. 올해도 CIB 부문의 금리 인상 등의 요인을 고려하면 글로벌 당기순이익 비중이 지난해와 비슷한 15%~15.5%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은행은 글로벌 순익 확대를 위해 해외법인중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 3대 법인을 '세컨드 홈'으로 정하고 집중적으로 성장시키겠다고 언급했다.

윤석모 우리은행 글로벌그룹장이 25일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강지수 기자 jisoo@

윤석모 우리은행 글로벌그룹장은 동남아 3대 법인을 전략적 요충지로 설정한 이유로 "동남아 3개국의 공통점은 안정적인 성장률을 나타내며 발전하고 있고, 정치·사회적으로 안정된 국가라는 점"이라며 "우리은행이 해당 지역에 20년 이상의 진출 역사와 영업 경험을 갖고 잘 대응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7월 동남아 법인들의 빠른 성장 지원을 위해 동남아성장사업부를 신설해 촘촘한 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부장급을 포함해 총 9명이 소속된 조직으로, 동남아 3대 법인과 인도, 방글라데시까지 담당하는 조직이다. 우리은행은 향후 디지털 부문을 강화하고 관련 임원을 충원하는 등 꾸준히 조직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지난 3년간 동남아 3대 법인의 연평균 당기순이익은 32% 성장했다. 글로벌 전체 순이익 중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9년 35%에서 2022년 43%까지 뛰었고, 올해 9월 말에는 47%까지 확대되는 등 그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내년 상반기 동남아 3대 법인에 대한 증자를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증자 규모는 법인별 1~2억 달러씩 총 5억달러 수준으로 예상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수익이 많은 곳에 더 많이 투자하는 효율적 자본배분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자체성장 이후 M&A로 현지화...'단계적 성장' 전략 추진

우리은행은 오가닉(자체성장)과 인오가닉(M&A)을 결합한 방식이 글로벌 성장전략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현지 사정에 맞는 자체적인 성장전략을 추구하는 동시에 현지 금융회사 합병도 적극 추진해 단계적으로 현지화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1단계 소규모법인 인수 등 소액투자로 시장에 신규 진출 △2단계 현지시장에 대한 이해와 경험 축적 및 M&A 등을 통해 성장 발판 구축 △3단계 현지 리딩뱅크 대열에 진입하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해외는 국내와 법적 규제와 금융환경 등이 상이하기 때문에 리스크관리가 최우선적으로 선행되어야 한다고 보고 이같이 밝혔다.

윤 그룹장은 "진출 지역을 제대로 이해하고 진출 지역의 법령이나 감독 기관 등을 충족하기 위한 요건을 만든 다음 확장하는 것이 우리은행만의 (해외 진출)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또 해당 방식을 통한 성공 사례로 인도네시아법인을 예로 들었다. 우리은행은 지난 1992년 인도네시아법인을 설립하고, 2014년 현지 리테일 전문은행인 소다라은행을 합병해 '우리소다라은행'을 재출범시켰다.

설립 초기 기업금융 위주 영업을 해 오던 우리은행은 현지 은행과의 M&A를 통해 리테일 부문에서도 강점을 갖게 되어 현지화, 대형화를 추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지 리테일 은행을 인수한 것은 외국계 은행의 기업금융 의존도가 클수록 시스템 리스크에 쉽게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소다라은행 인수 이후 기업여신 비중을 50%가 넘지 않게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또 인도네시아법인의 현지기업과 한국계 기업의 자산비중을 50:50으로 조정하면서 한국계 지상사에 대한 쏠림 현상이 없도록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기 거점은 폴란드·중동…"선택과 집중 전략 강화"

우리은행은 차기 거점으로 폴란드를 점찍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7년 1월 폴란드 남서부 공업도시 카토비체에 폴란드 사무소를 개설했다. 

우리은행은 카토비체에 현대차, 기아차,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기업 현지법인이 다수 포진하고 있고, 체코나 슬로바키아, 헝가리, 독일, 우크라이나 등과도 인접한 산업 중심지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 7월 윤석열 대통령이 폴란드를 국빈 방문해 'K-9자주포' 등 최대 30조원 추산 무기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한국기업의 무기 수출계약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폴란드를 주목하는 이유로 언급했다.

우리은행은 향후 폴란드 사무소를 폴란드 지점으로 승격해 국내기업의 무기 수출 확대에 따른 현지 금융 수요에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사무소를 지점으로 승격하면 우리은행은 폴란드 금융당국으로부터 신용등급과 여신한도를 높게 평가받을 수 있어 보다 원활한 금융지원이 가능해진다.

아울러 중동 또한 차기 거점으로 주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초대형 개발 프로젝트인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들이 250억 달러 규모의 사업 입찰에 참여하면서 금융지원 수요가 커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우리은행은 현재 바레인과 두바인 2곳에 현지 거점을 두고 있다. 금융규제가 약한 바레인 지점은 네옴시티와 직접 관련이 있는 대규모 신디케이트론 등 인프라금융에 집중하고, 두바이지점은 한국계 진출이 활발하다는 점을 활용해 전통적인 기업금융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동남아 3대 법인 및 미국과 함께 5대 법인에 포함되는 중국의 경우 최근 부동산 금융이 문제가 되고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브라질이나 러시아 등 순익 비중이 크지 않은 일부 법인의 경우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순익 비중 등을 조정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강지수 (jisoo@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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