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집중력 착취해 저커버그만 부자 됐다"...미국 40개 주 집단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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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미국 기업 메타가 24일(현지시간) 미국 50개 주 중 40개 주와 수도 워싱턴 당국으로부터 집단소송을 당했다.
당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메타가 어린이들에게 불안, 우울증, 자살 충동 등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도 13세 미만 어린이용 인스타그램(인스타그램 키즈)의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내부 문건을 입수해 지적했다.
7월엔 미국 전역 교육청 200여 곳이 메타, 틱톡, 유튜브 등 주요 SNS 업체들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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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플로리다 등 일제히 소송 제기
인스타그램·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미국 기업 메타가 24일(현지시간) 미국 50개 주 중 40개 주와 수도 워싱턴 당국으로부터 집단소송을 당했다. 플로리다, 켄터키, 테네시 등 보수 성향이 강한 주부터 진보의 아성으로 불리는 캘리포니아주까지 소송에 참여했다. 이례적인 초당적 행동이다.
소송 이유는 이렇다. "메타가 중독성 강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을 만들어 청소년들의 정신 건강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회사의 이익을 위해 정신적으로 가장 취약한 어린 이용자들을 고의적으로 착취하고 있다." SNS 중독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전 세계로 소송전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40개 주정부와 워싱턴, 'SNS 규제' 위해 성향 초월 대동단결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33개 주정부는 메타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이 같은 내용의 소송을 냈다. 워싱턴과 다른 7개 주는 같은 취지의 소송을 연방법원에 제기했다.
원고는 "메타가 심리를 조작하는 알고리즘 설계로 이용자들이 반복적·강박적으로 SNS를 이용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령 손가락으로 화면을 밀어 올리는 것만으로 콘텐츠를 끊임없이 볼 수 있게 하는 '무한 스크롤' 기능을 도입해 플랫폼에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메타가 부모 동의 없이 13세 미만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했다고도 이들은 지적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이에 대해 "보기 드문 초당적 합의"라며 "SNS가 안전보다는 이익을 우선함으로써 젊은 이용자들에게 해가 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SNS가 10대의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관리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본격 형성되기 시작한 건 2021년이다. 당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메타가 어린이들에게 불안, 우울증, 자살 충동 등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도 13세 미만 어린이용 인스타그램(인스타그램 키즈)의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내부 문건을 입수해 지적했다. 메타 자체 연구에서 10대 여성 13.5%는 "인스타그램이 자살에 대한 생각을 더 악화시킨다"고 했고, 17%는 "섭식장애를 악화시킨다"고 말했다고 한다.
의회가 이른바 '페이스북 청문회'까지 열 정도로 미국 사회를 뜨겁게 달군 이 폭로로 메타는 인스타그램 키즈 개발을 중단했다. 이후 메타는 △10대 타깃 광고 제한 △부모가 자녀의 SNS 및 메신저 이용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 추가 △10대 이용자의 접속 시간이 20분을 넘기면 안내 메시지로 중단 권고 등의 보호 조치를 도입했다.
미 교육청 200곳도 "SNS 탓 교내 질서 무너져" 소송
이런 조치의 효과는 미미했다. 중독성 강한 짧은 동영상을 내운 중국 플랫폼 '틱톡'에 아이들이 또다시 빠져들었다. 지난 3월 유타주는 10대들이 SNS 계정을 만들기 전에 부모 동의를 받는 것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아칸소·인디애나주도 같은 달 "알고리즘이 아이들을 부적절한 콘텐츠에 노출시키고 있다"며 메타·틱톡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7월엔 미국 전역 교육청 200여 곳이 메타, 틱톡, 유튜브 등 주요 SNS 업체들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냈다. SNS가 청소년들에게 정신적 피해를 입히고 학교 질서를 무너뜨렸다는 이유였다.
"이번 41개 지역의 집단소송은 2021년부터 이어진 메타 규제의 정점"이라고 WP는 평가했다. 메타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스레드 등 다수 서비스를 거느린 'SNS 제국'이란 점에서 일단은 메타를 타깃으로 삼았지만, 10대가 많이 쓰는 틱톡, 스냅챗 등에도 공동 대응이 잇따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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